제1권력

저자
히로세 다카시 지음
출판사
프로메테우스출판사 | 2010-03-20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자본의 인맥도로 20세기 근현대사를 관통하다!20세기 근현대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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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하는 골드핑거 


007 시리즈가 이야기로서 성립하는 근원. 그것은 바로 악의 대두 골드핑거이다. 이자(혹은 이자들)는 흑막 속에 존재하며 세상의 제악을 총괄하고 부를 축적한다. 그런데 골드핑거가 실존한다면? 모골이 송연해지지 않는가? 

현존 최강국 미국은 왜 지금과 같이 문제의 온상인가. 그 근원을 히로세 다카시는 아주 우연히도 사진 두 장을 대조해보며 추측하기 시작했다. 토머스 모건(토머스 X 모건)과 토머스 H. 모건이 그 두 사진의 주인공이다. 그들의 삶을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한 저자는 '모건' 가문에 주목했고 차례차례 그들이 골드핑거임을 증명해나간다. 그들이 어떻게 부를 축적하기 시작했으며 ㅡ 이때 미국 2대 부자 가문인 록펠러도 성장하기 시작하고 모건과 록펠러는 끈끈한 파트너가 된다 ㅡ 누구와 유착하여 미국 자체를 송두리째 잡아먹게 되었나, 더 나아가 세계의 흐름을 주도(?)하며 이익을 위해서는 전쟁 발발도 서슴지 않게 되었나. 이것은 음모론이 아니다. 사실에 의한 추리 그리고 그 추리가 검증되어 다시 굳건한 사실로 마무리되는 책이 바로 이 제1권력이다. 

역대 미정권들의 각료들, 심지어 대통령까지도 모건-록펠러의 심부름 개에 지나지 않음을 증명하고 그들은 모두 모건-록펠러 연합의 자회사와 깊은 연줄이 있음을 밝혀낸다. 이 한줌의 악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미국의 세계강탈사. 미국의 영향이라면 세계 어디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직격탄을 맞고 있는 한국인으로서, 비록 실용서로 활용할 가치는 전무하지만, 읽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의 단점은 그저 안 읽히는 데 있을 뿐이다. 책의 서두에서도 밝혔듯 수많은 고유명사들이 퍼즐처럼 엮여 있어 완독하는 데는 상당한 고생이 필요하다.



이상 전집

저자
이상 지음
출판사
가람기획 | 2004-05-2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박제가 된 천재' 이상 깊이 읽기 - 시, 수필, 서간. 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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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은 포기다. 

이상의 글을 읽는다는 말은 곧 포기함을 의미한다. 흩어진 퍼즐은 다시 짜맞출 수 있다. 허나 이상의 글은 맞춰지지 않는 퍼즐이다. 공식에 숫자를 대입하면 해가 나온다. 허나 이상은 해를 회피한다. 포기를 전제로 한 글읽기. ㅡ유명한 <날개>나 <12월 12일> 같은 작품은 어느 정도 이해력의 범주에서 용해가능하게 쓴 것도 같다.ㅡ 독자가 한두 단편을 읽고서 손사래를 칠 만도 하다. 다빈치의 코드는 풀렸다. 그러나 이상 코드는 여전히 불가해하다. 

또한 이상의 글은 포기다. 매 작품은 자살을 다룬다. 죽음을 다룬다. 극중 주인공들은 때론 무언가 의지를 보이기는 하나 반드시 포기한다. 시종일관 허탈한 말투이며 '해보았자'의 코드가 흐른다. 포기가 형상화 된 죽음은 직접적으로 때론 간접적으로 자살을 암시하며 마무리된다. 사소하게는 계집질부터 종국에는 목숨까지 이르는 이 포기의 강줄기는 여간한 각오로 덤비지 않으면 안 된다. 

동시대의 작가들은 크게 작게 일제강점의 부조리한 면을 드러내는 측면을 갖는다. 이상의 글을 읽으며 그런 면이 전혀 없음을 다시금 깨닫는다. ㅡ때론 동경을 이상향으로 삼기까지 한다.ㅡ 그렇게 불가해한 코드들과 형이상학적 구조에도 이상이 읽히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 아닐까? 그만큼 이상의 글은 순수하다. 너무 순수해서 불순한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서사철학

저자
김용석 지음
출판사
휴머니스트 | 2009-10-26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문화철학자 김용석, ‘서사철학’ 개념을 창안하다! 이야기와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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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이야기를 분석하는 방법에는 철학이 주로 두루 쓰였다. 아니 철학이 우선 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철학은 곧 인간에 대한 학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이야기는 인간중심적이라 감히 말해본다. 그 이야기를 철학으로 푸는 데 김용석은 서사(tale)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저자가 서사를 강조하는 이유는 인간은 인과적인 생각으로 '진화'해온 존재라는 점을 든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은 바로 일의 원인과 그 원인으로 발생한 결과를 인식할 줄 아는 동물이라는 것이다. 원인과 결과는 곧 시간의 흐름을 나타낸다. 원인은 과거나 현재일 수밖에 없으며 결과는 현재이거나 미래이다. 미래의 일이 원인이 되어 현재나 과거의 일이 규정지어지는 초시간적 현상은 아직 발견된 적 없고 타임머신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발견되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서사란 곧 인간 사고의 기본 바탕이다. ㅡ때문에 <백 투 더 퓨처> 같이 시간의 비가역성을 거스르는 이야기는 '기이한 이야기'로 주목 받을 수 있었다.ㅡ 인간중심을 바탕으로 하는 이야기를 인간 사고의 기본 바탕인 서사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김용석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 이유는 바로 위와 같은 점이다. 

책은 신화, 대화, 진화, 동화, 혼화(애니메이션), 만화, 영화의 대표적인 작품 몇 개를 추려 그 안에서 서사철학을 도구로 분석해낸다. 이야기 속의 숨겨진 서사, 그 서사의 철학적 풀이. 이만하면 책의 값어치는 충분하다. 

다만 예전에 읽은 <문화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에서도 느꼈듯 김용석의 글은 어렵다. 단어 수준에서는 지극히 한국어를 사랑하는 모습을 보이나(애니메이션을 굳이 혼화 혹은 얼그림이라고 부르는 부분에서) 문맥이나 문장 수준에서는 한국 글쟁이들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번역투도 자주 보인다. 이는 아무래도 철학의 종주 국가들의 원문 텍스트를 직접 번역하거나 아직 가독성에서 부족한 한국의 번역 방식으로 나온 책들을 주로 다뤄야 했기 때문일 것이다. 짧게 말해 좀더 쉽게도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굳이 어렵게 풀어낸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좋은 책을 흥미본위로만은 읽기 어려운 이유다.  




보수를 팝니다

저자
김용민 지음
출판사
퍼플카우 | 2011-11-11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진보 독자들에게 선사하는 ‘보수 완전정복 교과서’!대한민국 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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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나꼼수 임원들이 쓴 책들(이하 나꼼수 시리즈)이 연일 인기 행진을 구가하고 있다. 다른 책들도 여럿 있으나 이 책만을 고른 이유는 개중에 가장 실용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보수를 속속들이 파해치겠다는 모토로 나온 책이고 그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것인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무엇보다 깊이다. 예상했던 대로ㅡ그리고 나꼼수 시리즈가 그러하듯이ㅡ 독자층을 '정치라면 남의 일인 줄 알알고 지내는 정치초보'로 맞춘 듯하다. 때문에 이해하기 쉬운 문체는 빛이 나나 책의 모토인 '속속들이'에 충실하지 못하다. 실례로 친이 친박 계열이 어떻게 다른 양상을 보이냐는 저들은 왜 같은 당 내에서도 저렇게 다른가를 생각해보고 찾아본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는데 김용민은 이에 모태 보수, 기회주의 보수라는 알기 쉬운 명칭을 덧붙이는 정도에서 더 후벼파지 않았다. 

물론 그들은 충분히 연구 대상이며 지피지기 백전백승의 전법 차원에서도 이 책은 당위성이 충분히 있다. 그러나 내용은 가이드북이나 입문서의 틀을 깨지 못한 것도 분명하다. 개인적인 기대 수치에 닿지 않았다고 이 책을 비판하기는 조금 그렇지만 보수를 뼛속까지 후벼파서 분석해 놓은 책은 아니며 이를 기대하시는 독자라면 다시 생각해보시길 바란다. 아직 정치적 기준점이 
서지 않은 지인에게 선물하여 우리편(?)으로 오게하는 용도로는 충분할 것이다. 

아, 그리고 용어의 개념 정의가 잘못된 것은 분명히 지적하고 넘어가고 싶다. 책은 일관되게 '보수'를 특정 모당을 부르는 다른 명칭으로 사용하는데 이는 분명 잘못이다. 그 점은 김용민도 분명 잘 알고 있을 터인데 왜 언급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밝혀두는 것이 진보주의자 입장에서도 정정당당한 시비(?)가 될 터인데 이래서는 독자가 보수 자체가 악인 것처럼 받아들일 우려가 있다. 그냥 그 '특정 모당을 팝니다'로 나왔으면 어땠을까? 훨씬 시원하지 않았을까?  




긍정의 배신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출판사
부키 | 2011-04-01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긍정적 사고는 어떻게 우리의 발등을 찍는가『긍정의 배신』은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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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온통 긍정 바람이다. 긍정적으로 살면 뭐든 다 원하는 대로 된다는 식의 신종교관이라도 부상한 듯이. 그런 긍정은 어떻게 이용되었는가? 글은 작가의 경험으로부터 시작한다. 유방암 환자였던 작가는 유방암환자 단체나 의사에게 여러 차례 이런 조언을 받는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암이 낫는가? 이 생각에서 이 책은 출발하였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어느새 긍정은 옳음이 되었다. 과학적 근거가 없거나 극히 미흡한데도 말이다. '긍정은 돈을 벌게 해준다. 긍정은 앓던 병도 낫게 한다' 조금만 고찰해보면 위 두 문장이 흡사 사이비 교리나 미신에 가까움을 눈치 챌 수 있는데 사회에서는 이미 정설로 통용되고 있다. 심지어는 미신이라면 눈을 뒤집고 깨부수려드는 기독교 교단에서까지 '긍정적으로 살면 다 잘된다'고 가르친다. 어떻게 긍정은 이렇듯 근거도 없이 '옳음'으로 자리잡았는가? 작가는 이 긍정을 둘러싼 음모, 이해관계, 비합리성을 폭로한다. 

이 책을 대충 읽었는지 꼼꼼히 읽었는지 판단하는 기준은 간단하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을 때 속고만 살았구나 싶은 분노를 느끼고 사물과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의지가 싹텄다면 후자, 그렇지 않다면 전자이다. 

읽을 가치를 따질 정도가 아니라 필독을 요구하고 싶을 정도이나 번역의 높은 벽은 허물지 못했고 소위 '문자' 쓰는 글이기에 아쉽게도 가독성은 높지 않다.  



문화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개정판)

저자
김용석 지음
출판사
푸른숲 | 2010-01-29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문화의 경계와 인간의 차원을 넘나드는 철학!문화와 인간에 대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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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간인 이상 세상은 인간이다. 우리 눈으로 들어오는 세상이야 말로 세상이며 그 세상을 인식하는 주체인 인간이 바로 세상이다. 그리고 그 인간이 낳았으며 되레 인간을 지배하는 것이 문화이다. 그러므로 이 둘을 다룬다는 것은 곧 세상을 다룬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김용석이 말하는 세상 모든 것에 대한 담론. 정답은 없지만 함께 고민할 가치, 아니 필요성이 있다. 

책은 문화와 인간을 분리하여 다룬다. 물론 문화 자체가 인간이 있고서야 성립하는 것이기에 문화를 다루며 인간성을 포함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문화 
김용석이 이 책을 통해 말하는 문화는 결고 단정적인 것이 아니다. 문화란 무엇인가라는 그 자체의 실존성을 논하는 게 아니라 그 실존하는 문화가 '우리에게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중점을 두었다. 이는 곧 객관성의 확득이라고 해도 좋다. 현상의 파악이지 단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의 성격과 작가의 성향을 엿볼 수 있다. 또한 그렇게 함으로써 객관적 사실인 단정을 얻는 게 아니라 단정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의미를 발견하는데 주력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인간 
인간에서는 '벗을 탈' 자에 중점을 두었음을 알 수 있다. 인간의 탈인간적 성향의 원인은 무엇이며 그것이 우리에게 그동안 어떻게 작용해왔는가, 앞으로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를 진단하고 분석한다. 그 외의 정보도 많으나 이정도로 압축하고자 한다. 

이 책을 관통하는 코드는 단정짓지 않기에 있다고 본다. 즉 문화란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단정하고자 하는 의도로 지은 책이 아니란 말이다. 애시당초에 가능한 명제가 아니기도 하다. 이렇게 단정이라는 닫힌 결말이 아닌 가능성이라는 열린 결말을 상정해두고 작가는 그 둘을 분석하였다. 접근법 자체가 기존과는 차별화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흐름을 다룬다. 요컨데 이 책은 문화와 인간의 흐름이다. 흐름은 또한 미래를 의미한다. 1쇄가 2000년에나왔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해보면 작가가 들려주는 다소 사변적이며 현학적인 내용도 즐겁게읽을 수 있을 것이다.  



답은 밖에 있다

저자
이상협 지음
출판사
쌤앤파커스 | 2011-03-30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추리의 대가들이 밝히는 ‘답’을 찾는 기술!『답은 밖에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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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에필로그에서 밝히듯 이 책의 목적은 논리적 사고를 학습하는 데 있다. 그런데 여기서 그 방법론이 눈에 띈다. 바로 탐정들이 범죄를 추리해나가는 과정을 분석한다는 신선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논리라는 일상적인 소재를 신선한 방법론과 적당한 논리학적 지식으로 단단하게 얽은 책이다. 


책은 주로 셜록 홈즈의 예를 들며 그가 내린 결론에 이르는 과정을 분석한다. 때문에 이미 셜록 홈즈의 팬이었던 독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요소를 지닌다. 셜록 홈즈 시리즈에서 독자들은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꿰뚫어보던 홈즈의 통찰력에 감탄하는데 그쳤다면 이 책은 더 나아가 어떻게 홈즈가 그런 능력을 보일 수 있었는지를 분석한다. 때문에 문학의 순수한 재미를 뛰어넘어 더 높은 수준의 지적 만족을 바라는 독자에게도ㅡ비록 홈즈의 팬이 아닌 독자들에게도ㅡ어필할 구석은 얼마든지 있다. 

지적할 만한 부분은 지나치게 셜록 홈즈에 의존했다는 점. 물론 그외의 다른 추리물에서 예를 따오기도 했으나 홈즈에 그렇게까지 페이지를 할애했어야 하나 하는 의문은 든다. 부제로 '셜록 홈즈의 추리를 분석해 논리 다지기' 같은 문구를 넣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또한 논리적 지식이라는 다소 딱딱한 재료를 다루기 때문에 어쩔 수는 없겠지만 글이 다소 현학적이다. 마지막으로 기대했던 만큼 흥미롭지 않았다는 점. 제로베이스 사고, 연역법, 귀납법, 유추법 등은 이미 '논리'라는 검색어로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는 키워드이고 특히 연역법과 귀납법의 경우 딱히 찾아서 읽지 않아도 우리는 그 개념을 거의 알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을 사실을 글로 옮겨 놓는다고 하여 딱히 흥미로움이 늘지는 않는다. 

요리 방법은 신선했으나 재료는 신선하지 않았다. 이런 요리는 원래 그 재료 자체를 선호하는 고객에게 잘 먹히며 새로운 맛을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지금 경계선에서

저자
레베카 코스타 지음
출판사
쌤앤파커스 | 2011-02-01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거대한 전환의 문턱에서, 급박한 경고의 신호를 보내고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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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바야흐로 장벽 앞에 서 있다. 만물의 영장이라 자부하던 우리는 일본 동북대지진과 같은 대자연의 흐름 앞에서 한없이 나약하기만 하다. 몇 사람의 그릇된 판단으로 가히 가늠할 수 없는 인명피해를 9/11테러에서 겪었다. 이밖에도 앞으로 다가올 자원고갈 문제, 환경파괴 문제 등 만물의 영장이란 직함이 무색하기 그지없는 우리이며 앞으로도 인류를 위협할 위기는 호시탐탐 기회만 엿보고 있다. 대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 답으로 레베카 코스타는 '통찰'을 제시한다. 통찰이란 좌뇌와 우뇌를 전부 동원하여도 풀 수 없는 문제, 우리의 인식한계점에 다다른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도구이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이 통찰력을 계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인간의 위기에 대한 총체서이다. 우선 지금까지 인간이 진보하지 못하도록 막아온 다섯 가지 슈퍼밈(불합리한 반대, 책임의 전가, 거짓 상관관계, 사일로식 사고, 극단의 경제학)을 분석한다. 다음으로 이 슈퍼밈을 극복할 방법으로 통찰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통찰을 계발하는 근거 있고 이성적인 방법을 교육한다. 

이제까지 인류는 문명의 발달 속도에 진화가 따라가지 못해 무수한 실패를 겪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문제점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했고 무엇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도 과학적이며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행동에 착수할 때이다. 문명의 몰락이라는 방식으로 드러난 그간의 실패를 이제 우리 스스로를 계발하여 극복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자, 이 책과 함께 그 실패와 진보의 경계선을 넘어보자. 희망이 가득한 책임에도 절대 '시크릿'과 같이 근거를 증명하기 힘든 종교스러움은 담지 않았다. 근거 있는 희망이 무엇인지 이 책과 함께 느껴보시라.



가치 청바지

저자
김교빈 지음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 2007-02-23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우리시대 대표 철학자들이 던지는 동ㆍ서양의 서로 다른 시각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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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의 가치는 화해할 수 있을까? 책의 부제목이다. 현대를 사는, 더 정확히는 현대를 사는 동양인에게 이만큼 흥미로운 주제가 또 있으랴. 동서양의 인간과 세계, 전통과 현대, 학문과 지혜, 과학과 기술을 다루는 여러 지식인들의 글을 엮은 책이 바로 가치 청바지이다. 

2차세계대전 종전 후를 기점으로 쓰나미 같이 몰려든 서양화의 물결. 그 후로 약 반 세기 이상이 지나고 세상은 이미 서양식 기준이 옳은 것으로 굳게 자리잡았다. 심지어 동양에 사는 우리까지 과거 동양의 양상은 저속한 것으로 간주할 정도이니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이에 우리는 동서양 문화의 융합점에 섰고 그 과도기를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과도기란 무지와 불확실성이 불러온 혼란이고 우린 이미 그 과정을 겪었다. 그렇다면 이젠 분석과 진단이 나서야 할 차례다.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사할 것인가. 때문에 시대는 이 책과 같이 동서양 융합의 가능성을 진단하길 요구하고 있다. 어렵지만 거치지 않으면 많은 병폐를 낳을 것이며 때문에 되도록 올바른 방향성을 찾을 수 있기 위해. 우리는 동양과 서양을 총체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사실 동양이란 단어 자체가 차별이다. 서구를 기준으로 동쪽에 있다고 붙여버린게 아니던가. 2차세계대전에서 서양 제국주의들이 동양을 식민지화 하는 데 변명으로 삼은 것이 오리엔탈리즘이다. 간단히 말해 동양은 악하니 서구의 기독교로 교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옥시덴탈리즘은 동양은 고급이며 옳고 서양은 폭력적이며 저속할 뿐이라는 주장이다. 이러한 충돌의 과도기를 거치며 세계는 대립 이외에 얻은 것이 없다. 이제는 공존과 화해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식계층에서 꾸준한 연구가 거듭되어야 한다. 나는 이 책을 그 연구의 중간과정을 리포트한 책이라 정의하겠다. 

모든 것을 차치하고 인간이란 존재는 진보적일 수 밖에 없고 진보란 발전을 의미하며 발전은 절대 혼란을 의미하지 않는다. 발전은 화해와 융합을 의미한다. 더 많은 가능성을 의미한다. 비록 전문가들의 글을 대중이 쉽게 알아듣도록 엮은 글은 아니다. 따라서 내용이 상당히 심오하고 어려운 부분은 어쩔 수 없다. 스무 살을 위한 철학 청바지 시리즈의 한 권인데 과연 시원하게 소화할 스무 살이 몇 명이나 될지 의문이 들 정도다. 세상에는 어려우니 피해서 현명한 경우가 있고 어려우니 맞서서 파해쳐야 되는 경우가 있다. 이 책은 후자에 가깝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갈등이고 때문에 적어도'문제 의식'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 책은 그 의식을 깨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철학이 필요한 시간

저자
강신주 지음
출판사
사계절 | 2011-02-1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아파도 당당하게, 두려움 없이!강신주의 인문학 카운슬링『철학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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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멀리 있지 않아요

 

'상처받지 않을 권리'란 책을 기억하시는지 아직 읽어 보지는 않았기에 언급하기는 부끄럽지만 그 책의 가치만은 익히 들어 알고 있다. 그 책의 저자가 바로 강신주이다. 이름만 들었던 그의 책은 역시 명불허전.

 

저자는 서양철학은 물론이요, 동양철학까지 섭렵하고 있다. 덕분에 세계의(서양인들이 자기들만을 의미하며 쓰는 세계가 아닌 진짜 세계의) 위대한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책 한 권에서 읽을 수 있다. 이 책으로 어디서 한 번은 들어 봤으나 자세한 개념은 모호했던 '페르소나', 맹자가 주장한 '진인사대천명'의 참의미 등을 깨달았다.

 

머리말만 읽어도 저자가 인간 자체에 얼마나 사랑을 가지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그런 사람이 인간에게 읽어보시라고 쓴 책이다. 딱딱하고 네모난 책이 참 따뜻하다. 그런 따듯한 어투와 세계 유명 철학자들의 철학을 도구로 크게는 우리 삶의 행복과 불행, 조금 범위를 줄여서는 정치까지, 우리가 누우며 걸으며 앉으며 생각하는 모든 것을 다룬다. 따라서 무엇보다 이 책의 가치는 철학이 생활과 동떨어진 개념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해주는 데 있다고 본다.

 

책의 부제목 '강신주의 인문학 카운슬링'답게 저자의 말투는 참 다정한 카운슬러 같다. 어려운 철학을 쉽게 만드는 다정함. 이 책에 가득하다. 책의 마지막에 더 읽어볼 책들까지 꼼꼼하게 코멘트를 달아 배려가득한 편집을 한 점도 정말 기분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