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가 이렇게 쉬울 리 없어

저자
조이 슬링어 지음
출판사
작가정신 | 2010-04-3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아내의 복수를 결심한 사나이 중의 사나이, 여든한 살의 밸런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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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가 상상이나 했던가, 80대 노인의 살인대작전을


밸런타인의 아내는 망나니 셋에게 살해당한다. 이에 평소에 품고 있던 번지점프에 대한 착상에서 시작하여 밸런타인은 멋들어진 복수 살인극을 획책한다. 뛰기는커녕 걷기도 벅찬 80대 노인의 살인계획의 시작이다. 


개인적 복수로 시작한 이야기는 밸런타인이 수도원이라 불리는 양로원에 들어가면서 조직화된다. 양로원에 속한 게스트들의 소모임은 사회를 뒤흔들 만한 살인 조직으로 발전한다. 현역시절의 경험을 살려 노인들은 시계 속 톱니바퀴처럼 각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개중에는 무려 국제적인 허위거래를 성사시켜(자기네들의 거처인 수도원을 허위매물로 판다) 자금을 대는 노인까지 있다. 그리고 그들의 최고이자 비참한 장점은 바로 옅은 존재감이다. 우리는 흔히 존재감이 옅고 눈에 띠지 않는 사람을 비꼬아 공기 같다고 한다. 그야말로 공기 그 자체인 노인 살인단. 그 공기가 살인이란 목적을 가졌을 때 공기는 독가스로 변한다. 보롭스카라는 예순이 넘은 형사가 나타나기까지는. 심지어 현장에 있었더라도 다들 저 노인이 설마... 라며 의심하지 않는다. 슬프고도 효율적인 이 노인들의 장점은 어쩌면 작가가 가장 드러내고 싶었던 포인트일 터이다.


 여든 노인과 예순 형사의 날카로운 심리전, 국제 거래와 최첨단 무기 활용까지 예상을 뒤엎는 노인들의 광범위한 능력, 수도원 내의 의사결정구조와 내분. 그 어느 것 하나 빼 놓을 것 없이 블랙코미디로써 충분한 조건이다.


허나 아쉬운 점은 ㅡ이런 류의 번역서를 읽으며 매번 느끼지만ㅡ 역자의 말을 읽으며 와 닿는다. 역자의 풀이로만 보면 이만치 이해가 잘 될 수도 없다. 그러나 본문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다시금 이해할 수 없는 언어의 늪에 빠진다. 블랙코미디를 블랙코미디로 즐기기엔 우리말과 영어의 구조가 판이하게 다르다. 이 책 또한 그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충분히 즐기기엔 직역이 많다. 독자가 책의 재미를 그대로 느끼게 하는 방법은 원문에 충실하기만 있는 게 아니다. 센스 있고 적절한 각색이 외국어 독자에겐 필요하다. 비단 이 책만이 아니라 다른 번역서들에서도 편집부와 역자 모두가 고려해줬으면 하는 부분이다. 분명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보이는데 투명한 포장지만 핥아야 하는 기분이랄까.



최악

저자
오쿠다 히데오 지음
출판사
북스토리 | 2010-08-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경제도, 사랑도, 인생도, 모든 것이 최악이다!모든 것이 최악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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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작은 마을 공장 경영자다. 경제위기를 가까스로 몸사리며 넘어왔고 소규모이긴 하지만 어엿한 공장이라 부를 만한 공장을 만들어 냈다. 일은 먹고 살 만큼은 들어오는데 지인이 유혹한다. 확장하라며. 확장을 하게 되면 융자가 필요하다. 이 융자를 내려면 더 큰 담보가 필요하다. 그래서 가족에게 돈을 빌린다. 그런데 그렇게 조아리던 은행측은 융자를 철회한다. 동네 사람들도 문제다. 공장 소음 문제로 공장 가동 반대 입간판을 세우기도 하며 경찰과 공무원을 동원해 압박해온다. 그러다가 대표격인 주민을 우연히 치게 되어 막대한 위자료가 기다린다.


또한 당신은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에 질려 집안을 뛰쳐나온 스무살 건달이다. 자잘한 절도로 입에 풀칠을 하다가 야쿠자와 연관되어 빚을 지게 되고 이를 갚기 위해, 그리고 친구의 꾀임에 가게 금고를 턴다. 그런데 그 친구가 이 돈을 가지고 혼자 튀었다. 야쿠자는 여자친구를 감금하고 돈을 가져오라며 협박한다.


또 당신은 은행원이다. 재혼한 아버지와 새어머니는 스스럼없이 대해주셨지만 딸려온 여동생이 비행소녀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게다가 재미라곤 하나도 없는 직장에서 억지로 가게된 신입사원 환영캠프에서 지점장에게 성추행을 당한다. 동료와 선배들에게 털어놨지만 돌아오는 건 부당한 대우뿐.  


먹고 살기 어려운 세 사람의 기묘한 옴니버스. 그들은 은행강도라는 폭발점에서 접점을 찾는다. 철저한 방관자 오쿠다 히데오. 이 작품에서도 변함없이 그런 자세를 고수하지만 '시사'라는 방식으로 감정 개입을 하는 특징은 여전하다. 이 작품에서는 특히나 위기 시점에서 위 세 세사람이 보여준 '어이없는 배려'들이 그러하다.  옴니버스는 탄탄한 짜임새 빼고는 성립할 수 없다.  그리고 그 짜임새는 풍부한 사전지식에서 나온다. 이 작품의 짜임새가 매우 훌륭하다는 점에서 오쿠다 히데오가 얼마나 발벗고 조사에 열심이었는지 넘겨짚어볼 수 있다.


단점으로 역자가 회화체를 지나치게 직역하여 어색한 부분이 있었음은 사실이나 원 플롯이 가지는 흥미로움과 몰입 정도를 저해할 정도는 아니다. 한 마디로 동정과 연민과 광기가 폭발하는 우리시대의 자화상격 소설.





이상 전집

저자
이상 지음
출판사
가람기획 | 2004-05-2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박제가 된 천재' 이상 깊이 읽기 - 시, 수필, 서간. 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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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은 포기다. 

이상의 글을 읽는다는 말은 곧 포기함을 의미한다. 흩어진 퍼즐은 다시 짜맞출 수 있다. 허나 이상의 글은 맞춰지지 않는 퍼즐이다. 공식에 숫자를 대입하면 해가 나온다. 허나 이상은 해를 회피한다. 포기를 전제로 한 글읽기. ㅡ유명한 <날개>나 <12월 12일> 같은 작품은 어느 정도 이해력의 범주에서 용해가능하게 쓴 것도 같다.ㅡ 독자가 한두 단편을 읽고서 손사래를 칠 만도 하다. 다빈치의 코드는 풀렸다. 그러나 이상 코드는 여전히 불가해하다. 

또한 이상의 글은 포기다. 매 작품은 자살을 다룬다. 죽음을 다룬다. 극중 주인공들은 때론 무언가 의지를 보이기는 하나 반드시 포기한다. 시종일관 허탈한 말투이며 '해보았자'의 코드가 흐른다. 포기가 형상화 된 죽음은 직접적으로 때론 간접적으로 자살을 암시하며 마무리된다. 사소하게는 계집질부터 종국에는 목숨까지 이르는 이 포기의 강줄기는 여간한 각오로 덤비지 않으면 안 된다. 

동시대의 작가들은 크게 작게 일제강점의 부조리한 면을 드러내는 측면을 갖는다. 이상의 글을 읽으며 그런 면이 전혀 없음을 다시금 깨닫는다. ㅡ때론 동경을 이상향으로 삼기까지 한다.ㅡ 그렇게 불가해한 코드들과 형이상학적 구조에도 이상이 읽히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 아닐까? 그만큼 이상의 글은 순수하다. 너무 순수해서 불순한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가사키

저자
에릭 파이 지음
출판사
21세기북스 | 2011-04-0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집주인 몰래 벽장에 숨어 산 일본 여성의 실화!2010년 아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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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 장롱에서 1년간 몰래 살고 있었다면? 이 섬뜩한 질문으로 시작하는 나가사키. 2010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받은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함께 살펴보자.

 

우선은 장르 자체가 이미 보장받은 팩션이다. 지난 번 어떤 책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일단 팩션이라는 점에서 보통 소설은 반쯤 먹고 들어간다. 소설이 인간을 가장 자극하는 부분이라면 바로 대리체험인데 그것의 바탕에 실제 사실이 깔려 있다고 한다면 독자는 주인공의 손가락 동작 하나에서도 발걸음 하나에서도 나와 일체됨을 느낀다. 이것이 문학에 있어 팩션의 힘이다. 나가사키 또한 실제 일본에서 있었던 사건이다. 이 사건이 기사로 나고 에릭 파이가 그 기사를 접한 뒤 소설로 옮겼다.

 

일본의 이야기를 서양인이 풀어내고 있다는 점도 신선하다. 일본문학은 이미 여러번 노벨문학상을 거머줬다. 그리하여 고유 일본풍 문학이 이미 단단히 자리를 잡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실제로 아무리 유려하게 번역을 해놓는다 한들 일본인 작가가 쓴 일본문학은 그 독특한 맛이 배어나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독특한 맛은 주로 독창성에서 온다. 망가와 애니메이션이 발전한 나라. 곧 독창성, 개성이 풍부하게 발전하기 좋은 밑거름이다. 작가인 에릭 파이는 이 독창성을 똑 따왔다. 주된 이야기 자체가 '나도 모르게 내 집에서 일 년 넘게 산 여인'이지 않는가. 허나 그 문체는 어디까지고 서양인의 문체이다. 동아시아만의 여백의 미를 인정하지 않는다. 바닥에 네모낳게 떨어진 햇빛을 묘사하고 그에 의미를 부여하는 장면, 감정묘사를 철저히 하는 문체 등. ㅡ옮긴이인 백선희는 작가의 간결한 문체를 칭찬했으나 이 이야기를 일본인 작가가 지었다면 얼마든지 훨씬 간결하고 차라리 여백까지느껴지는 글로 태어날 수 있었을 것이다ㅡ 일본만의 독창성을 서양인 고유의 문체로 담아낸 제 3의 이야기가 바로 나가사키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내용상의 훈훈함이다. 그 고난과 역경과 좌절과 불신속에서도 결국 인간의 가능성, 마치 참스키의 변형생성문법이 기존 구조주의문법의 속박성을 깨부수고 인간은 얼마든지 무수한 문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주장하며 희망을 주고 그로 인해 이목을 집중시켰던 그것과 같은 그 인간의 가능성을 제시한 점을 들고 싶다. 결국 이 여인과 주인공은 삭막한 현대사회에서 버림받은 인생들이다. 그 한계에 달하여 주인공은 무방비할 수밖에, 여인은 침입할 수 밖에 없었다. 어찌보면 이것은 침입이 아니라 고독과 고독의 충돌이다. 작금과 같이 이웃이 시체가 되여 몇주동안 썩어나가도 전혀 알 수가 없는, 서로가 냉랭한 사회에서라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다. 이것은 결코 침입이나 만남 따위의 가벼움이 아니다, 충돌이다. 이 충돌의 타격에도, 주인공은 재판장에서 여인을 배려한다. 여인은 출소한 뒤 다시 주인공에게 편지를 남긴다. 이것은 스톡홀름 신드롬 따위가 아니다. 인간 본연의 상호 신뢰. 그리고 그것이 피해자와 침입자간의 충돌에서도 피어오를 수 있다는 희미한 희망의 메시지이자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싶다.

 

책은 여인의 편지로 끝을 맺는다. 이 편지에 주인공은 과연 답장을 했으려나 그것만이 유일한 궁금함으로 남는다. 그리고 그들의 새로운 시작을 충돌을 겪고 다시 융합함을 믿고 싶게하는 책이다. 인간으로서 인간에 대해.



카스테라

저자
박민규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2-03-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으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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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 수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으로 유명한 박민규. 근데 책을 저자의 유명세로 읽나? 분명 그런 사람도 있지만 나는 아니어서 이번에 처음 들어본 박민규. 형, 아저씨, 아무튼 박민규 씨. 이 사람 피곤한 사람이다.

 

가장 혼란스러운 점은 도대체가 현실과 환상의 구분이 없다. 그래서 책을 빌려준 김모양이 "아니라구요!"를 연발해도 난 죽어라고 "이건 판타지잖아."하고 되연발을 했다. 종잡을 수 없다. 냉장고 속에 중국이 들어가지를 않나, 오리배가 날지 않나, 헐크 호건에게 헤드락을 걸려 공중부양을 하지 않나그럼에도 요 요상한 이야기는 빨판상어의 빨판같은 흡입력을 자랑한다. 왜인지는 모른다. 그게 문제다. 적어도 나는 감성보단 이성을 믿고 사는 사람인데 이 해괴망측함에 끌리다니.

 

굳이 말하자면 특이한 문체를 들 수 있다. 내용도 종잡을 수 없지만 문체 또한 그렇다. 문단의 나눔 기준이 무작위이다. 막 이야기를 늘어 놓다가 ㅡ심지어는 문장도 채 마치지 않은 채ㅡ뚝 두 줄 끊어버리고 새로 이어나가는 문장. 고지식한 글쓰기 강사들은 겨울날 원숭이들이 목욕하러 가는 일본 노천 온천처럼 부글부글 속이 끓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그런 현실에서 환상으로, 또 그 현실에서 왜 하필 그 환상으로 이어지는 가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냥 무작위로 보이기까지 한다. 정말 책 마지막 부분의 서평이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이몸이 백골진토될 때까지 이해하지 못 했으리라. 실로 짜증나리만큼 참신하고, 그동안의 출판 경향으로 비추어 문학동네에서 박민규를 잡은 것 또한 신선하고, 이해하고 나면ㅡ물론 서평의 도움을 받아서ㅡ 그 깊이에 또한 놀라고, 박민규가 가진 마인드 맵의 넓이에 놀랐으니 그냥 놀라운 책이라 정의하고 끝내련다. 더 파고들려면 피곤해질 거 같다. 


당부하는데 꼭 다읽고 서평까지 읽으시길. 물론 작가는 그냥 카스테라 한 조각 주듯 가볍게 독자에게 선물한 책이지만 또 그게 그런 게 아니잖습니까? 에이 기왕이면.



달콤한 작은 거짓말

저자
에쿠니 가오리 지음
출판사
소담출판사 | 2010-11-02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같은 장소로 돌아가기 위한 아내와 남편의 수많은 거짓말...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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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빛 표지, 귀여운 폰트, 그리고 에쿠니 카오리식 소담한 파격

 

결혼 이후 에쿠니 카오리는 본격 주부물 소설가가 되려는 걸까? 저번에 읽은 에세이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이후 다시 에쿠니 카오리의 결혼에 관한 글을 읽는다. 혹시나 서명에 결혼이 언급되었다면 결코 사지 않았으리라. 저자의 팬으로서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는 살짝 약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안 사고 안 읽었으면 후회했을 책이 바로 달콤한 작은 거짓말.

 

책은 평범하지만 어딘가 살짝 특이한 부부를 다룬다.ㅡ에쿠니 카오리는 항상 이런 식이다 평범함에 살짝 깃든 파격 그 때문에 미친듯이 찾아읽게 되지만ㅡ 한집에 살지만 생활은 달리하는 삶. 이야기는 하지만 듣지 않는 서로의 모습. 짐짓 이혼만이 답이라고 여겨지는 이 부부는 그래도 무엇인가, 문장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서로를 이끄는 자력이 있다. 권태. 하지만 결코 서로 입밖에 내지 않는 권태 아닌 권태. 그 둘의 세계에 남편에게는 과거의 여자가, 아내에게는 새로운 남자가 끼어들고 둘은 달콤한 거짓말의 세계로 빠져든다.

 

에쿠니 카오리하면 역시 간결체가 떠오른다. 문장이 결코 길지 않다. 하지만 문장이 짦아짐으로 발생하는 빈 터, 그 무의 공간은 결코 의미없음이 아니다. 독자는 시나브로 그 공터를 독자의 공상으로 메운다. 때로는 이야기 플롯을 때로는 등장인물의 심리를. 언뜻 간결체의 차가운 문체라고 보일수도 있지만 실제로 읽어보면 오히려 작가와 독자가 짧은 대화를 거듭하는 듯한 오묘한 마술에 빠져든다. 그것이 바로 에쿠니 카오리의 글이다. 이 책에도 그런 특성을 십분 발휘해놓은 게 느껴진다. 등장인물들 각자의 외도 그리고 그 변명, 각 인물의 변명에 공감하는 독자. 누가 나쁘다 단정할 수 없다. 그러기에는 인물들이 너무 친근하게 대화를 걸어온다, 공백을 주며.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는 이러한 변명의 인물과 또 독자에게 에쿠니는 파격의 처벌조치를 내린다. 거부할 수 없을 만큼 시원한 처벌에 되려 시원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카시오페아 공주

저자
이재익 지음
출판사
황소북스 | 2010-09-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두시탈출 컬투쇼의 이재익 PD가 들려주는 환상적인 이야기!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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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판타지가 주는 충격

방송국 프로듀서이자 소설가인 이재익이 다섯 가지 단편을 한 권으로 엮어 냈다. 장르를 경계짓기가 매우 어려운 단편들인데 다섯 이야기를 모두 관통하는 코드는 바로 현실 같은 판타지이다. 물론 첫 번째 단편이자 서명으로 나온 카시오페아 공주에서는 대놓고 외계인이라는 주제를 다뤘으니 역시 대놓고 판타지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정작 스토리로 들어가면 딱히 판타지스러운 짓은 하지 않는다는 점(물론 사람 맘을 읽기는 한다), 주로 외계인이 사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이 사는 이야기로 이끌어 가는 점에서 현실 같은 판타지이다. 그 외 나머지 네 단편은 인기 있는 소설의 가장 큰 조건. 바로 '있을 법한 이야기'를 '있을 법한 판타지'로, 다시 말해 생활 속의 판타지를 보여준다. 때로는 호러판타지로 때로는 상큼판타지로 독자를 들었다놨다 하는 책이다.

그러다 보니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몰입도이다. 몰입도를 높이는 데는 구성진 짜임을 들 수 있고 다음으로 확실한 공감각을 동원하여 글로 인해 시각에 자극을 주는 방법이 있다. 물론 디테일한 장면 묘사로 두 번째 조건을 채우는 듯한 이 책이지만, 그런 세부 묘사보다는 커다란 플롯 자체에서 생활속의 소소한 판타지를 다룬 점이 더 몰입도를 높인다. 독자들이 바라는 작은 환상, 소설 속의 주인공이 되어 느끼고픈 그 상황과 감정들. 그런 것들을 너무 동떨어진, 배경부터 전부 별나라인 판타지가 아닌 우리가 사는 아파트와 커피숍과 낙지집으로 설정하여 친밀도를 높인다. 그리고 그 친밀한 공간에 지나친 자극도 아닌 그렇다고 맹맹한 것도 아닌 적당하고 소소한 판타지를 덧씌운다. 몰입도는 천정을 모르고 뛰어오른다.

아쉬운 점은 서명이자 동명 단편인 카시오페아 공주의 플롯이 너무 뻔한 점을 들고 싶다. 다른 네 작품에서는 과연 누굴까? 과연 어떻게 된 것일까? 이 사람의 과거는 무엇일까? 같은 궁금증을 클라이막스까지 끌고 갔는데 이상하게도 카시오페아 공주는 너무 앞이 뻔히 보였다. 끝까지 다 읽었기에 망정이지 카시오페아까지만 읽고는 흥미가 뚝 떨어졌었다.




화차(개정판)

저자
미야베 미유키 지음
출판사
시아출판사 | 2006-10-3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행복해지기 위해 신용카드를 쓴 두 여자 이야기 모방범, 용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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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락으로 굴러가는 삶을 주체 못하고 다른이의 신분을 뒤집어 쓰다.

 

일단 미야베 미유키라는 브랜드네임을 걸고 나왔으니 추리물임은 틀림이 없다. 대표작 '모방범'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 사람 글의 짜임새에 대해서 딴죽을 걸지 못하리라. 한마디로 재미가 보장된 추리소설이라 할 수 있다.

 

책은 단연 자본주의의 상징물이라고 할 수 있는 신용카드를 다룬다. 한 여자가 미디어가 보여주는 공주같은 삶을 꿈꾸며 주체할 수 없는 소비생활을 즐긴다. 이에 카드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결국 생활 존속자체가 위기에 놓인다. 이를 타개하고자 범죄를 꿈꾸고 그 방법은 바로 자신을 버리고 타인의 신분을 자기 것처럼 행세하는 것이었다. 이에 휴직중인 형사가 진실을 찾아 나선다.

 

미야베 미유키의 글은 두가지 장점을 들 수 있다. 첫째로 다른 작가가 함부로 흉내내기 힘든 우직하고 견고한 짜임새. 경력에서 알 수 있듯, 작가는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한 적도 있고 따라서 추리와 수사에 쓰일 만한 어휘가 풍부하다. 심증에 의거해 풀어나가는 모 추리애니메이션들이 소위 같잖아 보이게 만드는 굵직한 힘을 지닌 글이 독자를 압도한다. 둘째로 감성을 간질간질하게 건드리는 깃털같은 썰풀이. 짜임새 있는 플롯에 충실하면서도 결코 등장인물의 미세한 감정변화 또한 놓치지 않는다. 자칫 식상하게 영웅물로 흐를 우려가 있는 게 바로 추리물이다. 범인을 설정한 순간부터 흑과 백이 나뉘기 때문이다. 미야베의 글은 그렇지 않다. 마치 회색 빛깔 갱지 위에 쓰인 글처럼 악인은 악인 나름의 악인인 사연이 있고 이에 이 악인을 찾아나서는 사람은 은연중에 그런 악인에 미묘한 동정을 품는 것이, 과장되지 않고 만들어진 이야기 같지 않는 친근함을 불러 일으킨다.

 

이 책에서도 위 두가지 장점이 훌륭하게 살아 있다. 더불어 사회현상 중 하나인 카드빚 문제를 다루며 나름의 경종을 울리는 점까지 포함하니 그 완성도는 더 견고하다. 무엇보다 흡입력이 최대의 장점인 소설이다. 독자는 혼다 형사와 한몸이 되어 수사를 전개해 나가며 혼다의 감성, 가면갈수록 밝혀지는 범인의 감성에 동정과 연민을 품고 이 감정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다음 페이지를 재촉하게 될 것이다.

 



안녕 드뷔시

저자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출판사
북에이드 | 2010-10-08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소녀 피아니스트의 감동 스토리와 트릭이 절묘하게 섞인 음악 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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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감동이 스며들 줄 알았던 이야기는 되려 뒤통수에 가격을. 지부터 클래식 cd를 부록으로 준다는 둥, 클래식 음악을 다루고 있다는 걸 전면전개하는 책. 또다시 표지부터 대놓고 드뷔시의 부드러운 곡 '달빛'을 연상시켜 놓고는 정작 읽고 보면 베토벤보다 더 강렬한 이야기.

 

우선 파격성이 눈에 띈다. 채 50페이지도 넘기기 전에 주인공이 연루된 대형 화재사건이 터진다. 사랑하는 할아버지와 사촌을 한꺼번에 잃고 혼자만 온몸에 화상을 입은 채 살아남은 주인공. 손가락은 말을 듣지 않고 온 몸이 돌처럼 굳어버린 피아니스트 지망생. 전개부터 엄청난 무게를 던져댄다. 처음부터 이래서 중후반부엔 어떻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려고 그래? 하는 오지랖이 들 정도다. 반전또한 놀랍다. 어지간한 추리물에서 범인을 때려맞추거나 단서 비슷한 것이라도 찾아내는 사람조차 안녕, 드뷔시에서 범인 찾기란 힘들 것이다. 에이 설마 이사람이 범인일 리가 없잖아?! 싶어도 작가가 왜 범인인지 미사키의 입을 통해 촘촘하게 설명해 댄다. 반론할 수가 없다. 독자는 이 엄청난 반전에 그저 '졌소이다' 한 마디 뱉을 뿐.

 

치밀함도 빼놓을 수 없다. 성장기와 미스테리물이 섞인 복합장르소설임에도 어디하나 놓친 부분이 없다. 두 장르는 완전히 엮인 실의 두 올처럼 하나를 이루고 어떠한 위화감도 없다. 특히 범인을 찾아가는 미사키 선생의 날카로운 감각을 보고 있자면 마치 만화 코난이나 김전일을 보는 듯한 느낌까지 든다. 성장기를 다루는 플롯에서도 차근차근히 달라져가는 주인공의 내면. 성장하는 인격을 훌륭하게 묘사했다.

 

마지막으로 흡입성이다. 우선 초반부터 때려대는 대사건이 어떻게 끝날지 궁금함에 페이지 넘기기를 서두르게 된다. 또한 작고 큰 이야기 하나하나가 촘촘하여 '이 부분은 속독으로 넘겨도 될 거 같다' 싶은 곳이 없다. 또한 베이스 플롯인 성장기에 기승전결이 있고 서브 플롯인 미스테리물에 또다른 기승전결이 있다. 두 배의 즐길거리란 소리다. 게다가 미스테리물이 보통 그렇듯이 마지막까지 범인을 향한 추적의 눈길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이야기에 빨려들어 책을 놓기가 어려운 책이다.

 

비슷하게 클래식을 앞세우고 다른 이야기를 덧붙인 만화이자 드라마이자 영화인 '노다메 칸타빌레'를 떠오르게 한다. 서브 플롯이 연애물이냐 미스테리물이냐의 차이는 분명하지만 말이다. 굳이 고르라면 나는 안녕, 드뷔시에 손을 들어 주겠다. 대중성이야 물론 노다메의 압승이겠지만, 정말 이렇게 빈틈없이 촘촘한 플롯을 엮어내는 작가의 문장력에 혀를 내둘렀기 때문이다. 클래식 지식, 추리물을 엮어내는 능력, 확실하다 못해 너무 놀래키는 거 아니냐고 따지고 싶을 정도로 훌륭한 파격력. 배가 두둑해지는 작품을 만났다. 앞으로 나카야마 시치리의 움직임을 주목해야겠다.

 



레 미제라블(상)(혜원세계문학 54)

저자
빅토르 위고 지음
출판사
혜원출판사 | 1993-08-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인간의 죄와 양심을 통해 19세기 중반의 사회상과 고귀한 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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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자들. 어린 시절 위인전 장 발장으로 만났던 그 이야기의 가감없는 원전. 충분히 디벼파고 코를 묻을 이유가 갖춰졌다. 그저 읽을 뿐! 바로 요약 들어가겠다.

 

 

장 발장 이야기의 시작

 

장 발장은 살기 위해 빵 하나를 훔친다. 이게 요즘 세상이라면 생계형범죄로 감면이라도 받을 터인데 안타깝게도 배경은 1800년대. 감면은 커녕 어찌저찌 탈옥 시도까지 합산해 형량은 눈덩이처럼 불어 19년에 이른다. 형을 마치고 나와 범죄자 딱지는 통행증에 고스란히 남아 돈이 있어도 밥집은 밥을 안 주고, 여관은 방을 안 주고, 그레저레 한 교회로 굴러 들어가 숙식을 부탁해 보는 장 발장. 장 발장은 그곳에서 미리엘 주교를 만난다. 이 주교야말로 발장君의 멘토요, 이 책이 쓰여진 이유다. 주변 사람들이 이 퀘퀘한 놈을 교회에서 재울 수 없다는 데도 미리엘은 흡사 누구의 공사판 밀어붙이기식으로 장 발장 숙식허가법안을 불도저처리한다. 또한 먹여주고 재워준 은혜도 모르고 괘씸하게 은식기와 은촛대를 가지고 야반도주까지한 장 발장이 경찰에 의해 되잡혀 왔을 때에도 너그럽게 "그 것들은 훔친 게 아니라 내가 준 것이오, 허허허" 하며 선의의 뻥카까지 날려주시는 자비로움. 이 때부터 장 발장의 생활은 커다란 변화를 겪는다. '미리엘 주교의 이 뻥카가 단순 뻥카가 아니야. 아 그분처럼 살테야.' 와 같은 깨달음을 얻고 그야말로 소통하고 빈부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지 아니하며 어려운 자에게 기꺼이 복지의 손길을 내미는 21세기에 진정으로 필요한 인간상이 눈을 뜨는 순간이다. 장 발장은 2010년 한국에서 태어났어야 했어!

 

 

장 발장과 팡틴

 

그 시각 다른 곳에서는 본격 프랑스의 오렌지족 청년 넷과 네 여성이 흥청망청 유흥을 즐기고 있었다. 그 네 여성 중 한 명이 바로 팡틴이라는 아낙이다. 네 여성은 오렌지족에게 기생생활을 하였는데 갑자기 이 사내들이 편지 한 장 남기고 자취를 감췄다. 기생충에게 숙주를 떼어놓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된장녀에게 돈으로 허세부려줄 먹이남이 사라진다니! 당장 먹고살기가 막막해지는 순간. 순식간에 몰락하는 아낙들의 지갑사정. 더군다나 팡틴은 리더격인 오렌지청년의 아이까지 배고 있었던 것! 출산하고 숙주를 잃은 굶주린 기생충 생활을 하던 중 팡틴은 여관 부부가 제 딸을 종처럼 부릴 줄은 꿈에도 모르고 여관에 아이를 맡기고 다달이 돈을 보내는 계약을 한 뒤 돈을 찾아 떠난다. 한편 자잘한 선행을 베풀고 살던 장 발장. 어느 순간 새 사업아이템에 눈이 번쩍 뜨여 일확천금을 거머쥔다. 요즘의 S모기업으로 대표되는 대기업의 횡포와는 정반대로 장 발장의 공장은 지역사회발전에 이바지했고, 중소기업을 착취하지도 않았기에 이를 공로로 인정받아 전과 19범은 그 이름을 숨긴 채 시장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위에 언급한 팡틴이 이 공장에 근로자로 일하게 된다. 하지만 매달 돈을 어디로 보내는데다 편지도 꼬박꼬박 쓰는 걸 수상하게 여긴, 미들네임으로 '오지랖'이 적격인 왠 아줌마가 모략을 꾸미고 팡틴을 공장에서 내쫓는다. 또 대의명분은 있는 오지랖퍼라 '내가 내쫓는 게 아님, 공장주가 시킨 거임'이라는 술수를 부려 팡틴은 자기의 부당고용해제가 오로지 장 발장의 권위남발인 줄만 알고 싸늘하게 식어간다. 그러나 일은 사필귀정. 결국 임종즈음에야 장 발장은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다 죽어가는 마당에 자식사랑은 남아서 여관에 맡긴 딸래미를 보살펴 달라며 눈을 감는 팡틴. 이에 개과천선한 장 발장의 마음이 안 흔들릴 수야 있겠는가? 곧 장 발장은 팡틴의 딸 로제트를 찾아 나선다.

 

 

 장 발장과 로제트

 

겨우겨우 로제트를 찾아낸 장 발장. 로제트의 꼴은 진흙탕에서 치즈조각 찾기를 막 마치고 나온 새앙쥐처럼 꾀죄죄하기 그지없었다. 미칠듯한 부성애에 끓어오르는 장 발장. 여관 주인에게 거금을 물리고 로제트를 제 딸같이 키운다. 키우면서도 전과자의 인생이 흔히 그렇듯이 신분을 숨겨야 하고 때로는 예전 사장시절에 은혜를 베푼 사람에게 보은받아 성당에서 몸을 숨기며 살기도 했다. 그렇게 어엿한 숙녀로 로제트를 키워낸 장 발장. 딸은 아버지를 존경하고 아버지는 한없이 딸을 사랑하고 해피엔딩으로 흐를 그 때쯤.

 

 

 장 발장과 마리우스

 

공원에 나와 산책하길 즐기는 부녀, 그들에게, 아니 정확히 말하면 로제트에게 말쑥한 신사가 흑심아닌 흑심의 뻐꾸기를 날린다. 이 청년이 바로 마리우스. 마리우스는 정의감에 넘치는 변호사이며 왕정파인 할아버지와는 다르게 공화정의 옳음을 깨달은 청년이다. 그러던 중 장 발장은 이 마리우스의 뻐꾸기를 눈치챈다. 갑자기 밀려드는 상대성 박탈감. 어떻게 키운 딸인데! 그 후로 장 발장은 어떻게든 둘을 떼어놓으려고 물밑작업을 벌인다. 엎친 데 덮친격으로 마리우스에게 반한 한 여자아이가 장 발장에게 이사가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뻥카를 날리고 이에 꼴깍 속아 넘어간 장 발장은 서둘러 로제트와 영국으로 갈 채비를 한다. 아 하필 이 때 마리우스는 전장에 나가 있는 것인가? 운명은 장난꾸러기 우훗! 한참 정부군과 시위를 하고 있던 마리우스는 급하게 떠나게 되었다는 로제트의 눈물서린 서신을 받고 '난 곧 죽을테니 잘사시오 내 사랑'하는 리플을 떠넘긴다. 한데 이 리플이 로제트에게 전해지기도 전에 장 발장의 검열에 들고 장 발장은 또 그놈의 개과천선 아우라가 발동하여 증오하던 이 청년을 구하러 나선다. 결말까지 얘기하면 누가 읽겠나? 나만 스포쟁이로 추궁당할 뿐이지. 이정도로 마치겠다.

 

 

 마치며

 

초등학생 시절 생계형범죄자의 개과천선에 지나지 않았던 위인전이 이러한 배경을 가진 소설일 줄이야. 더군다나 이 책은 빈민들의 참상과 구호호소, 가진 자들의 패악 고발, 권선징악 같은 다분히 소설스러운 요소들을 제껴놓더라도 19세기 초 프랑스 혁명기의 왕당파와 공화정파 간의 분쟁을 고스란히 그려내었기에 가치가 높다. 실제로 빅토르 위고는 현지 답사를 했다고 한다. 디테일이 살아날 수밖에. 또한 극중 인물의 행동과 말투를 빌어 작가의 성향이 드러난다. 빅토르 위고는 공화정지지자였다. 소설속 대개의 괴팍한 인물은 왕정파로 그려지며 선인은 공화정파로 그려짐이 그렇다. 그리고 사람보다 법이 앞선다는 소설속 경찰들의 행태는 최근 한국에 있었던 왜곡된 법치주의양상과 공권력 오남발을 떠올리게 하여 괜시리 더 정독하게 되는 부분이었다. 참고로 그런 패악스러움을 자랑하던 경찰의 대표 캐릭터 자베르는 장 발장의 인간다움에 자신의 정의가 패배함을 보고 자살을 택한다. 한 시대의 괴리를 가슴에서부터 우러나와 폭로하고 괴리를 온전히 떠맡은 빈민층의 고통을 호소함으로써 시대의식을 표출했던 빅토르 위고. 그리고 그 결과물인 레 미제라블. 다방면에서 훌륭하고 트집잡을 데 없으며 대략 150년 전에 나왔으나 현대에도 그 빛이 바래지 않은 걸작이다.


사족으로 레 미제라블이 한국에서 더더욱 먹히는 이유! 첫째, 작품 자체가 훌륭하다. 둘째, 출생의 비밀, 얽히고 설킨 혈연관계, 시기 질투 훼방성 뻥카의 연발. 이거 완전 한국 막장드라와 플롯이 같잖아? 이러니 먹힐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