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의 역사

저자
제니퍼 마이클 헥트 지음
출판사
이마고 | 2011-10-1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위대한 의심의 영웅들을 만나다!소크라테스에서 스티븐 호킹까지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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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마음껏(?) 흠잡을 책을 찾았다.

우선 컨텐츠 외적인 부분부터 지적을 하자. 대략 40~60 페이지에 페이지 순서가 엉망이다. 49페이지를 읽다가 넘기면 다음 페이지는 갑자기 53페이지이다. 63페이지를 읽다가 다음페이지는 43페이지이다. 즉, 찍어냄에 문제가 있었다는 말. 다른 업종에서 만들어 낸 간단한 카타로그도 아니고 출판사가 낸 서적에서 이런 실수는 치명적이다. 물론 출판사가 수거해서 뒷처리를 했으리라 믿고 ㅡ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출판사 존립의 문제가 달리기 때문에ㅡ다음으로 가독성 문제를 끌어들여야겠다. 한마디로 잘 안 읽힌다. 딱히 번역에 오역이 눈에 띠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안 읽힌다. 이는 컨텐츠 내적으로 연결되니 다음 문단에서 언급하겠다.

둘째로 컨텐츠 내적인 문제다. 작가가 의도한 바는 이럴 것이다. 믿음과 긍정으로 점철된 역사의 흐름을 의심이란 뒤집음으로 풀어냄으로써, 외면당하던 의심의 값어치를 재조명하자. 정말로 그렇게 하고 싶었으면 페이지는 훨씬 줄어들 수 있었을 것이다. 즉, '@@가 ##에 의심을 품어 $$라는 새로움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는 옳았다'라는 기본 골조를 강조해야 한다. 그런데 책은 골조보다는 살점에 더 관심이 많았다. '의심' 그 자체보다는 그 '의심가에 관한 부가정보'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물론 인물이 어떠한 사상과 작게는 생각을 갖게 되는 데는 배경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긴 한다. 그러나 의심 자체를 부각시킬 목적으로 나온 책에서 부가정보가 메인을 차지한다면 주객전도다. 독자는 이런 글을 접하면 지적 무방비 상태에 놓인다. 분명 들어오는 정보는 있으나 뇌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공격당한다. 이런 책에서 독자는 보통 '현학적이라 지친다'며 나가떨어진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기획 의도만큼은 발군이었다는 점이다. 빛나는 의심들을 역사속에서 연대 순으로 정리하는 업적은 전대미문의 시도일 것이다. 혹자들이 말하듯 서양의 철학사는 첫 철학자 탈레스의 주석일 뿐이라는 말이 있듯이(혹자는 플라톤의 주석이라고도 한다) 서양 철학은 전대철학을 반박하고 다시 다음 철학기 그 철학을 반박하며 고리를 이루어 진행된다. 이에 마치 유전자 이중 나선처럼 반대편에서 의심의 연대기를 알기 쉽게 정리하였다면 그 값어치는 이루 말할 수 없었을 터인데. 다시금 깨달은 바는 책은 역시 읽기 쉬워야 한다. 그래서 저자는 가독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며 번역은 프로 번역가에게 맡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류와 우연의 과학사

저자
페터 크뢰닝 지음
출판사
이마고 | 2005-04-11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과학 발전의 이면에 감춰진 오류와 우연의 역사를 밝힌 독특한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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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스무 가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낸다. 각각의 이야기는 과학사에서 있어왔던 오류와 우연의 발견을 다룬다. 연금술이 가능하다 믿고 매진했던 뉴턴에서부터 페니실린이라는 항생물질이 자칫하면 곰팡이로 오염된 실험접시로 간주되어 쓰레기통에 처박힐 뻔한 이야기까지.

 

특히 라듐이라는 물질에 대한 이야기가 눈길을 잡아두었다. 이것은 방사능을 뿜는 물질로 극히 위험하나 학자들은 하나같이 만병통치약으로 여겼다. 그리하여 방사능물질을 섞은 상품들이 내놓자마자 춤절되는 웃지 못할 상황을 빚기도 했다. 그 결과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이 다륨의 예에서 엿볼 수 있듯, 이 모든 세상에 대해 우리 인간이 이해하고 있는 부분은 극히 적다. 오히려 무지몽매하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때문에 겸손함이 중요한 것이다. 과학자들에게 이것이 결여되자 라듐 방사능에 수많은 사람이 죽어나갔으며, 에이즈는 무방비로 확산하지 않았는가. 작가는 이런 이야기들을 풀어내며 근거 없이 콧대 높은 과학자들을 시원하게 꼬집는다. 또한 페니실린의 예에서 보이듯 스쳐지나갔을 뻔한 우연의 위대함을 높이산다.

 

즉, 작가는 책을 통하여 겸손하며 철저하고 끈기있는 자세가 과학자의 덕목이라고 역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