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개정판)

저자
김용석 지음
출판사
푸른숲 | 2010-01-29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문화의 경계와 인간의 차원을 넘나드는 철학!문화와 인간에 대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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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간인 이상 세상은 인간이다. 우리 눈으로 들어오는 세상이야 말로 세상이며 그 세상을 인식하는 주체인 인간이 바로 세상이다. 그리고 그 인간이 낳았으며 되레 인간을 지배하는 것이 문화이다. 그러므로 이 둘을 다룬다는 것은 곧 세상을 다룬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김용석이 말하는 세상 모든 것에 대한 담론. 정답은 없지만 함께 고민할 가치, 아니 필요성이 있다. 

책은 문화와 인간을 분리하여 다룬다. 물론 문화 자체가 인간이 있고서야 성립하는 것이기에 문화를 다루며 인간성을 포함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문화 
김용석이 이 책을 통해 말하는 문화는 결고 단정적인 것이 아니다. 문화란 무엇인가라는 그 자체의 실존성을 논하는 게 아니라 그 실존하는 문화가 '우리에게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중점을 두었다. 이는 곧 객관성의 확득이라고 해도 좋다. 현상의 파악이지 단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의 성격과 작가의 성향을 엿볼 수 있다. 또한 그렇게 함으로써 객관적 사실인 단정을 얻는 게 아니라 단정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의미를 발견하는데 주력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인간 
인간에서는 '벗을 탈' 자에 중점을 두었음을 알 수 있다. 인간의 탈인간적 성향의 원인은 무엇이며 그것이 우리에게 그동안 어떻게 작용해왔는가, 앞으로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를 진단하고 분석한다. 그 외의 정보도 많으나 이정도로 압축하고자 한다. 

이 책을 관통하는 코드는 단정짓지 않기에 있다고 본다. 즉 문화란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단정하고자 하는 의도로 지은 책이 아니란 말이다. 애시당초에 가능한 명제가 아니기도 하다. 이렇게 단정이라는 닫힌 결말이 아닌 가능성이라는 열린 결말을 상정해두고 작가는 그 둘을 분석하였다. 접근법 자체가 기존과는 차별화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흐름을 다룬다. 요컨데 이 책은 문화와 인간의 흐름이다. 흐름은 또한 미래를 의미한다. 1쇄가 2000년에나왔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해보면 작가가 들려주는 다소 사변적이며 현학적인 내용도 즐겁게읽을 수 있을 것이다.  



답은 밖에 있다

저자
이상협 지음
출판사
쌤앤파커스 | 2011-03-30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추리의 대가들이 밝히는 ‘답’을 찾는 기술!『답은 밖에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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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에필로그에서 밝히듯 이 책의 목적은 논리적 사고를 학습하는 데 있다. 그런데 여기서 그 방법론이 눈에 띈다. 바로 탐정들이 범죄를 추리해나가는 과정을 분석한다는 신선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논리라는 일상적인 소재를 신선한 방법론과 적당한 논리학적 지식으로 단단하게 얽은 책이다. 


책은 주로 셜록 홈즈의 예를 들며 그가 내린 결론에 이르는 과정을 분석한다. 때문에 이미 셜록 홈즈의 팬이었던 독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요소를 지닌다. 셜록 홈즈 시리즈에서 독자들은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꿰뚫어보던 홈즈의 통찰력에 감탄하는데 그쳤다면 이 책은 더 나아가 어떻게 홈즈가 그런 능력을 보일 수 있었는지를 분석한다. 때문에 문학의 순수한 재미를 뛰어넘어 더 높은 수준의 지적 만족을 바라는 독자에게도ㅡ비록 홈즈의 팬이 아닌 독자들에게도ㅡ어필할 구석은 얼마든지 있다. 

지적할 만한 부분은 지나치게 셜록 홈즈에 의존했다는 점. 물론 그외의 다른 추리물에서 예를 따오기도 했으나 홈즈에 그렇게까지 페이지를 할애했어야 하나 하는 의문은 든다. 부제로 '셜록 홈즈의 추리를 분석해 논리 다지기' 같은 문구를 넣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또한 논리적 지식이라는 다소 딱딱한 재료를 다루기 때문에 어쩔 수는 없겠지만 글이 다소 현학적이다. 마지막으로 기대했던 만큼 흥미롭지 않았다는 점. 제로베이스 사고, 연역법, 귀납법, 유추법 등은 이미 '논리'라는 검색어로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는 키워드이고 특히 연역법과 귀납법의 경우 딱히 찾아서 읽지 않아도 우리는 그 개념을 거의 알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을 사실을 글로 옮겨 놓는다고 하여 딱히 흥미로움이 늘지는 않는다. 

요리 방법은 신선했으나 재료는 신선하지 않았다. 이런 요리는 원래 그 재료 자체를 선호하는 고객에게 잘 먹히며 새로운 맛을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지금 경계선에서

저자
레베카 코스타 지음
출판사
쌤앤파커스 | 2011-02-01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거대한 전환의 문턱에서, 급박한 경고의 신호를 보내고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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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바야흐로 장벽 앞에 서 있다. 만물의 영장이라 자부하던 우리는 일본 동북대지진과 같은 대자연의 흐름 앞에서 한없이 나약하기만 하다. 몇 사람의 그릇된 판단으로 가히 가늠할 수 없는 인명피해를 9/11테러에서 겪었다. 이밖에도 앞으로 다가올 자원고갈 문제, 환경파괴 문제 등 만물의 영장이란 직함이 무색하기 그지없는 우리이며 앞으로도 인류를 위협할 위기는 호시탐탐 기회만 엿보고 있다. 대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 답으로 레베카 코스타는 '통찰'을 제시한다. 통찰이란 좌뇌와 우뇌를 전부 동원하여도 풀 수 없는 문제, 우리의 인식한계점에 다다른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도구이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이 통찰력을 계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인간의 위기에 대한 총체서이다. 우선 지금까지 인간이 진보하지 못하도록 막아온 다섯 가지 슈퍼밈(불합리한 반대, 책임의 전가, 거짓 상관관계, 사일로식 사고, 극단의 경제학)을 분석한다. 다음으로 이 슈퍼밈을 극복할 방법으로 통찰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통찰을 계발하는 근거 있고 이성적인 방법을 교육한다. 

이제까지 인류는 문명의 발달 속도에 진화가 따라가지 못해 무수한 실패를 겪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문제점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했고 무엇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도 과학적이며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행동에 착수할 때이다. 문명의 몰락이라는 방식으로 드러난 그간의 실패를 이제 우리 스스로를 계발하여 극복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자, 이 책과 함께 그 실패와 진보의 경계선을 넘어보자. 희망이 가득한 책임에도 절대 '시크릿'과 같이 근거를 증명하기 힘든 종교스러움은 담지 않았다. 근거 있는 희망이 무엇인지 이 책과 함께 느껴보시라.



가치 청바지

저자
김교빈 지음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 2007-02-23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우리시대 대표 철학자들이 던지는 동ㆍ서양의 서로 다른 시각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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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의 가치는 화해할 수 있을까? 책의 부제목이다. 현대를 사는, 더 정확히는 현대를 사는 동양인에게 이만큼 흥미로운 주제가 또 있으랴. 동서양의 인간과 세계, 전통과 현대, 학문과 지혜, 과학과 기술을 다루는 여러 지식인들의 글을 엮은 책이 바로 가치 청바지이다. 

2차세계대전 종전 후를 기점으로 쓰나미 같이 몰려든 서양화의 물결. 그 후로 약 반 세기 이상이 지나고 세상은 이미 서양식 기준이 옳은 것으로 굳게 자리잡았다. 심지어 동양에 사는 우리까지 과거 동양의 양상은 저속한 것으로 간주할 정도이니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이에 우리는 동서양 문화의 융합점에 섰고 그 과도기를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과도기란 무지와 불확실성이 불러온 혼란이고 우린 이미 그 과정을 겪었다. 그렇다면 이젠 분석과 진단이 나서야 할 차례다.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사할 것인가. 때문에 시대는 이 책과 같이 동서양 융합의 가능성을 진단하길 요구하고 있다. 어렵지만 거치지 않으면 많은 병폐를 낳을 것이며 때문에 되도록 올바른 방향성을 찾을 수 있기 위해. 우리는 동양과 서양을 총체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사실 동양이란 단어 자체가 차별이다. 서구를 기준으로 동쪽에 있다고 붙여버린게 아니던가. 2차세계대전에서 서양 제국주의들이 동양을 식민지화 하는 데 변명으로 삼은 것이 오리엔탈리즘이다. 간단히 말해 동양은 악하니 서구의 기독교로 교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옥시덴탈리즘은 동양은 고급이며 옳고 서양은 폭력적이며 저속할 뿐이라는 주장이다. 이러한 충돌의 과도기를 거치며 세계는 대립 이외에 얻은 것이 없다. 이제는 공존과 화해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식계층에서 꾸준한 연구가 거듭되어야 한다. 나는 이 책을 그 연구의 중간과정을 리포트한 책이라 정의하겠다. 

모든 것을 차치하고 인간이란 존재는 진보적일 수 밖에 없고 진보란 발전을 의미하며 발전은 절대 혼란을 의미하지 않는다. 발전은 화해와 융합을 의미한다. 더 많은 가능성을 의미한다. 비록 전문가들의 글을 대중이 쉽게 알아듣도록 엮은 글은 아니다. 따라서 내용이 상당히 심오하고 어려운 부분은 어쩔 수 없다. 스무 살을 위한 철학 청바지 시리즈의 한 권인데 과연 시원하게 소화할 스무 살이 몇 명이나 될지 의문이 들 정도다. 세상에는 어려우니 피해서 현명한 경우가 있고 어려우니 맞서서 파해쳐야 되는 경우가 있다. 이 책은 후자에 가깝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갈등이고 때문에 적어도'문제 의식'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 책은 그 의식을 깨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철학이 필요한 시간

저자
강신주 지음
출판사
사계절 | 2011-02-1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아파도 당당하게, 두려움 없이!강신주의 인문학 카운슬링『철학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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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멀리 있지 않아요

 

'상처받지 않을 권리'란 책을 기억하시는지 아직 읽어 보지는 않았기에 언급하기는 부끄럽지만 그 책의 가치만은 익히 들어 알고 있다. 그 책의 저자가 바로 강신주이다. 이름만 들었던 그의 책은 역시 명불허전.

 

저자는 서양철학은 물론이요, 동양철학까지 섭렵하고 있다. 덕분에 세계의(서양인들이 자기들만을 의미하며 쓰는 세계가 아닌 진짜 세계의) 위대한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책 한 권에서 읽을 수 있다. 이 책으로 어디서 한 번은 들어 봤으나 자세한 개념은 모호했던 '페르소나', 맹자가 주장한 '진인사대천명'의 참의미 등을 깨달았다.

 

머리말만 읽어도 저자가 인간 자체에 얼마나 사랑을 가지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그런 사람이 인간에게 읽어보시라고 쓴 책이다. 딱딱하고 네모난 책이 참 따뜻하다. 그런 따듯한 어투와 세계 유명 철학자들의 철학을 도구로 크게는 우리 삶의 행복과 불행, 조금 범위를 줄여서는 정치까지, 우리가 누우며 걸으며 앉으며 생각하는 모든 것을 다룬다. 따라서 무엇보다 이 책의 가치는 철학이 생활과 동떨어진 개념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해주는 데 있다고 본다.

 

책의 부제목 '강신주의 인문학 카운슬링'답게 저자의 말투는 참 다정한 카운슬러 같다. 어려운 철학을 쉽게 만드는 다정함. 이 책에 가득하다. 책의 마지막에 더 읽어볼 책들까지 꼼꼼하게 코멘트를 달아 배려가득한 편집을 한 점도 정말 기분 좋았다.



다산어록청상

저자
정민 지음
출판사
푸르메 | 2007-09-1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21세기의 정신을 호령하는 다산 정약용의 가르침 다산어록청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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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에게 얻는 삶의 지혜

일단 작가부터 주목을 해야 한다. 스테디 셀러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의 저자 정민. 정약용에 관해서는 범접할 수 없는 경지에라도 오르시려는 심산이신가! 저자 명성만 믿고 책을 사는 건 절대 추천하지 않는 게 내 원칙이지만 정민이라면 원칙이 흔들린다.

 

책은 열 가지 챕터 경세, 수신, 처사, 치학, 독서, 문예, 학문, 거가, 치산, 경제로 나뉘어 있다. 각 챕터를 보면 알겠지만 우리 삶을 전반적으로 다룬다. 그러니까 이 책으로 전반적인 우리 삶에 대한 다산의 맑은 지혜를 얻을 수 있다.

 

구조는 다산의 원문을 한역하여 먼저 보여주고 뒤에 한문 원문을 보여주고 마지막으로 저자가 코멘트를 달아놓았다. 이로써 다산을 좋아하는 독자, 한자 익히기 자체를 즐기는 독자, 어려운 고전을 친숙하게 풀어내줄 책을 기다린 독자를 만족시켰다. 특히 저자의 코멘트는 아름다운 우리말 표현을 담뿍 담아 친숙하고 구수하여 정말 몰입해 읽었던 기억이 난다.

 

다산 팬에게 확실한 만족을 줄 만한 책. 고전 다시 읽기계의 권위자 정민의 책에 12800원이란 책값은 초라하기까지 하다. 가까이에 두고 마음이 흔들리고 세속에 찌들 때 펼쳐서 스스로를 다잡는데 도움을 줄 책.



과학 인문학

저자
김병호 지음
출판사
글항아리 | 2010-02-23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인문학도여, 과학의 맥을 짚어라!시인과 함께하는 물리학 산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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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과학을 말하다

 분명 과학은 인문학에 포함된다. 과학을 인간과 관련하여 다룰 경우에 한해서. 그렇지만 보통 과학과 인문학은 다른 것이며 때로는 둘이 상반하는 입장에 있다고까지 보는 사람이 많다. 이에 답답했는지 시인이 과학을 말하는 신선한 책이 나왔다.

 

특히 신선한 대목을 꼽자면 공간과 시간을 덩어리로 표현한 부분. 과학에 따르면 우리가 보통 인식하는 시간의 개념이 그러한 개념이 아니라는 점을 덩어리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공간과 시간은 서로 독립하지 않고 한 덩어리를 이루어서 공간방향으로 덩어리가 늘어나면 시간은 좁아지고 반대로 시간 방향으로 늘어나면 공간이 좁아진다는 얘기다. 고정관념 덕에 언뜻 와닿지 않지만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이렇게 새로운 시각을 갖기 위함이기 때문에 과학을 통한 새로운 시각 제공을 만족하게 해주는 책이다.

 

다만, 어렵다. 아니 전체가 어렵다기보다는 가면 갈수록 책이 어려워진다. 작가의 주장ㅡ어렵지 않은 공식ㅡ과는 상반되게도 이과 전공인이 아니면 보기만 해도 구역질이 나오는 수식들이 그렇고 과학을 시로 표현하는데 그 시조차 너무 심오하여 이해가 되지 않음이 그렇다. 읽는 이의 물리학과 시적 지식에 따라 평이 확연히 갈릴 거라 본다.



삼국지 인물평론

저자
진기환 지음
출판사
랭귀지북스 | 2010-12-15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사람을 얻어 흥했고 사람을 잃어 망했다!『삼국지 인물평론』은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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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자에 특화된 인물평론

한없이 회자되어 이제는 다루지 않는 게 이상하다고 느껴질 만한 삼국지. 삼국지를 사건이나 배경보다 인물을 중심으로 분석한 책이다. 보통 인물을 분석할 때는 심리학을 잣대로 삼아 분석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는 특이 하게도 경영자라는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특히 요즘은 좋은 인재 등용이 회사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만큼 인재 경영과 관련하여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이렇다 보니 책은 잘 알려진 삼국지 위인을 중심으로 다룬다. 인재 경영이란 당연히 고위직자가 맡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얘기하자면 주요 인물만 중요하게 다뤘다고도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신선한 맛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삼국지는 굉장한 보급률을 자랑하고 특히 주요 인물에 대한 분석과 연구는 포화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책이 특화된 방면 즉, 경영자를 위한 삼국지 인물평론이란 본목적은 충실하게 달성했다고 본다. 시대에 맞춘 책을 기획한 편집자와 화려한 경력, 그에 걸맞은 능력을 가진 저자가 콤비 효과를 십분 발휘했다. 하지만 판매량에서는 모르긴 몰라도 좋을 거 같진 않은데, 독자는 보통 경영자가 아니기 때문에. 너무 섣부른 추측일까?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저자
장 지글러 지음
출판사
갈라파고스 | 2007-03-12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전 세계 기아의 실태와 배후 요인들을 대화형식으로 알기 쉽게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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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픔이란 얼마나 서러운 이미지인지, 허기는 레미제라블에서 장 발장이 그러했던 것처럼 선인을 악인으로 바꾸기도 한다. 우리가 다이어트를 위해 일부러 느끼는 배고픔 허나 그것과는 그 근본부터 달리하는 기아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전 세계에서는 5초마다 기아로 인해 유아가 한 명씩 죽어가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로 풍요의 시대를 누리고 있는 우리, 하지만 왜 지구 한 구석에서는 먹지 못해 죽어가는 사람이 수두룩한 이 모순을 극복하지 못 하는 것일까? 그 물음에 대한 답이 이 책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은 기아를 두 종류로 나눈다. 하나는 자연 재해에 따른 기아, 또 하나는 인간이 초래한 기아다. 그렇지 않아도 농사짓기에는 척박한 자연 환경을 물려 받은 이들에게 자연 재해란 그야말로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다. 누굴 탓할 수도 없다. 다른 인간에 의한 도움이 아니고서야 그 배고픔을 극복할 수가 없다. 이런 면에서 작가는 구호활동에 중점을 두고 썰을 푼다. 또한 우리가 생각하는 막연한 구호활동, 기부금을 많이 내면 되겠지 하는 생각들의 헛점을 파고들고, 구호활동도 올바른 체계와 연구 그리고 적절한 방법론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현장인으로서만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또다른 기아, 바로 인간이 초래한 기아는 더욱 심각하다. 자기 이익을 위해 전 세계의 곡물을 매수하고 제멋대로 가격을 조정하는 글로벌 기업들, 권력을 잡기 위해 기아에 허덕이는 반대 세력에 닿아야할 구조의 손길을 끊어버리는 무장 단체들, 이런 제 주머니 채우기에 급급한 소수의 악인 때문에 전 인류 6분의 1 이상이 굶주려야 하다니 뒤틀려도 너무 뒤틀렸다.

 

책은 초중반까지 저자와 저자의 자식이 대화를 하듯 흐른다. 여기서 자식의 물음들, 너무도 당연한 물음들, 기아는 없어야 정상이 아니냐는 식의 당연한 물음들이 현실이 아님에 부딪쳐 더더욱 가슴아프게 다가온다. 우리는 이 아이들의 당연한 것이 왜 당연하지 않냐고 물어오는 물음에 어떻게 대답해야만 할까? 아이들도 다 아는 뻔한 사실 하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는 사실. 우리는 세상을 너무 방기한 것이 아닐까? 세상을 방기한 나를 다잡도록 도와주는 그리고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어 도저히 외면할 수 없게 만드는 힘이 있는 책이다.



촘스키처럼 생각하는 법

저자
노르망 바야르종 지음
출판사
갈라파고스 | 2010-12-03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생각의 주인으로 살고 싶은 교양인을 위한 지적인 자기방어법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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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기 영어통사론 강의를 수강하며 노암 촘스키란 인물에 더 가까워졌다. 그전까지는 그저 유명인, 천재, 대표 좌파정도로만 생각했다. 통사론 연구에서 촘스키의 뛰어난 업적, 특히 자기의 지난 이론이 틀렸다고 평을 받고 그 평이 옳으면 얼마든지 뜯어고쳐 새로운 이론을 발표하는 그 유연함이 관심을 끌었다. 그래서 이 책 서명이 더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하지만....

 

 책 속엔 촘스키가 없다!

 

책의 내용을 압축하자면 '주어진 정보에서 참과 거짓을 가려내며 오류를 걸러내는 비판적 사고를 계발하자' 다. 그런 훈련으로 저자는 언어에서 논리 왜곡, 수치 왜곡, 과학 왜곡, 미디어 걸러보기를 제시한다. 감상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사변이 길다' 이다. 각 챕터당 마지막 부분에 요약정리가 되어있는데 사실 독자는 이 부분만 읽어도 저자가 말하고자하는 바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나온 내용들이 상당한 전문성을 띄고(언어논리 부분에서 전문용어, 수치 부분에서 이과생이 아니라면 한번 보고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수식들이 남발, 무려 저자는 이 수식들을 이해하기 쉬운 것이라 주장한다!) 있기에 이해를 방해한다. 마지막의 요약정리를 기준으로 내용을 압축하고 대상 독자의 지식수준을 더 낮게 잡았으면 좋았으련만.

 

무엇보다 촘스키처럼 생각하는 법에 촘스키는 코털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다. 300페이지 중에 열번이나 언급되려나? 원서명을 봤더니 역시나, 번역하자면 현명하게 자기 방어를 하는 쉬운 방법정도이다! 촘스키는 없다! 출판사 편집부에 제대로 낚인 격이다. 내용은 절대 얏볼 수 없다. 미디어를 곧이곧대로 믿는 미디어종교에 빠진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다. 하지만 촘스키의 생각에 대해 자세히 알고싶은 독자여, 절대 이 책을 집어들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나처럼 시원하게 낚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