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과 무생물 사이

저자
후쿠오카 신이치 지음
출판사
은행나무 | 2008-06-13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일본 산토리학예상 수상! 일본 신문ㆍ잡지 서평담당자가 뽑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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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동적평형으로 한 번 만난 적이 있던 후쿠오카 신이치의 다른 책이다. 동적평형이란 책이 동적평형이라는 상태에 대한 전문서와 비슷한 느낌을 풍겼다면 이 책은 그야말로 장르를 섭렵하였다고 평하고 싶다.

 

책은 우선 회상기(記)로 시작한다. 작가가 미국에서 연구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맨해튼의 주변 경관을 묘사하며 에피소드를 하나 건넨다. 부드럽게 이야기는 작가의 전문분야인 생물학으로 이어지고 장르는 전문서로 바뀐다. 개인에 따라서는 복잡하고 어지럽게 받아들일 지도 모를 전문용어들이 만개한다. 이 장르 전개변화 속에서 후쿠오카 신이치가 훌륭한 박사이기도 하지만 또한 뛰어난 글쟁이임을 깨닫는다. 쌀밥을 한 숟가락 먹고 김치를 베어먹듯, 고기를 한 점 먹고 야채를 집어먹듯. 자칫하면 질릴 만한 전문지식의 줄에 적절히 작가 개인의 에피소드를 섞거나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섞어 넣는다. 이 조합이 묘하게 연결되어 쉽사리 질리는 기미가 오지 않는다. 오히려 목표한 페이지까지 읽은 뒤에도 뒷내용이 궁금해 잠시 책갈피 해두기가 아쉬워지는 것이다. 중학교 시절부터 쭈욱 문과학생이었던 내가 이과 전문 지식에 이렇게 빠져들게 만들다니. 더이상의 설명은 무용.

 

책의 메인 테마는 '생물에 대하여'이다. 인간의 호기심과 욕심은 생물의 세포를 분자 단위 아니 더 정밀한 단위까지 해부해 볼 수 있도록 고취시켰다. 그 작업의 선단에 있던 후쿠오카 신이치, 이 사람의 작지만 우주를 품은 물음 '생물이란 무엇인가?'. 이 물음으로부터 시작되어 수년간의 연구를 거쳐 답을 농축하는 과정이 이 책이다. 그리고 그 답은 매우 의외이며 또는 매우 평범하다. 책에서 확인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