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를 풀며

저자
리처드 도킨스 지음
출판사
바다출판사 | 2008-04-18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리처드 도킨스, 과학의 판도라 상자를 열다 이 광활한 우주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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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킨스의 최고 저서 '이기적 유전자', 그리고 과학에 대한 변명. 이 500 페이지를 넘어가는 책은 어찌보면 변명할 용도로 시작되었다. 이기적 유전자에 대한 대중은 이해는 하면서도 '너무 냉소하다', '세상이 당신 말 같다면 지나치게 척박하지 않느냐?'하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대중은 과학이 문학, 시적 감각을 파괴한다고 생각했다. 그 예로 뉴턴이 무지개가 어떠한 신비 현상이 아니며 단순히 빛이 여러 갈래로 갈라져 7색을 띄게 된 것이라고ㅡ과학을 통해ㅡ분석했기에 무지개라는 단어가 문학성을 잃을 거라 우려했다. 즉, 과학은 문학에 반한다는 의견이다. 이에 리처드 도킨스가 변명에 나선다. 과학은 시적 감각을 해치지 않으며 오히려 도움이 될 거라며. 조심스레 미뤄보건데 리처드 도킨스는 수다쟁이다. 이 변명을 하고자 무려 500 페이지를 할애하다니!

 

분량이 많은 만큼 요약하기도 쉽지 않다. 과학 전반을 통틀어 대표 예를 들며 과학의 위대함을 역설하는 글이라 하고 싶다.

 

쓴 소리 할 부분은 많다. 우선 통일성. 책 표지에 적힌 내용ㅡ우리 시대 최고의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선사하는 경이로운 과학의 세계ㅡ처럼 책은 과학의 세계를 다루긴 한다. 한데 머릿말에서 들어가면서부터 작가의 집필의도가 무엇이었나를 상기해보면 글쎄다 싶다. 뭐니 뭐니 해도 초기 의도는 변명이다. 과학은 이런 이런 점에서 냉소한 것이 아니며 시적 감각을 파괴하는 것또한 아니라는 변명. 하지만 책은 이에 중점을 둔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이 대부분이다. 애초에 집필의도가 변명이 아니었고 책의 제목 또한 무지개를 풀며라는 뉴턴의 업적에 대한 대리변명식이 아니었다면 차라리 나았을 거라 본다. 또한 표지에서'특유의 유려한 문장과 문학적 비유로 친절하게 엮어 낸다'라고 했는데 편집진이 뭔가 착각한 게 아닐까? 유려하긴 한데 문학적 비유? 글쎄올시다..친절함? 그렇지 않아도 존재자체로 어려운 전문용어들을 이렇게 이해하기 힘들 게 비꼬아 쓴 글이 친절하면 파리도 새다. 얼마 전에 읽은 후쿠오카 신이치의 저서들이 친절한 혹은 친근한 가족 같은 썰풀이였다면 이 책은 한 45촌쯤 되는 친척의 친근함이다. 관련 전공을 배우거나 가르치는 이나 아무리 어렵게 꼬인 이해하기 힘든 표현도 잘 이해하는 이해력의 천재들에게는 즐겁게 읽힐지 모르겠다. 비록 알찬 컨텐츠로 꽉찬 책이었지만 읽기에 수월하지 않으면 그 책의 존재 의미는 쉽게 바랜다. 적어도 나에겐 여러모로 읽기 힘들었다.

그래서 바라는 것은 확실히 해주었으면 한다는 점이다. 대중서인지 전문서인지. 대중서로서는 부족한 부분 많음, 전문서로서는 감히 내가 나서서 이렇다할 수 없지만 훌륭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