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을 나온 암탉

저자
황선미 지음
출판사
사계절 | 2002-04-15 출간
카테고리
아동
책소개
『마당을 나온 암탉』은 알을 품어 병아리의 탄생을 보겠다는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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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과 연이 닿은 것은 도서관 고등학생 덕이다. 하루가 멀다하며 도서관을 찾는 고3들, 그들의 도서대출을 맡은 사내인 관계로. 나이가 적은 것이 책을 선별하는 감각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믿기에 불쑥 '재밌게 본 책이 뭐냐?' 물었다. 그는 이 책을 가져다 줬다. 상상도 못한 아동문학이라니. 하지만 역시 독서중독(?)소년이 추천할 만한 책이다.

 

이 책을 과장 살짝 섞어서 말하자면 지금 우리 사회의 모든 갈등을 다뤘다고 확대 해석할 수 있다. 마당을 점령한 몇몇 동물들과 그렇지 못한 주인공 잎싹이 사이에 있는 갈등에서 기득권층과 비기득권층 사이에서 볼 수 있는 갈등을 엿본다. 태어날 때부터 알낳는 닭으로 운명이 정해진 잎싹을 보며 민주주의라는 허울 뿐 기회균등이 이루어지지 않는, 다시 말해 평등이 없는 우리 사회를 본다. 이런 메마른 배경을 딛고 단지 알을 품어 병아리를 까보겠다는 일념, 즉 사랑 하나로 험난한 들로 뛰어나온 잎싹. 심지어 자기를 죽일 기회만을 노리던 족제비에게 복수의 일침을 가할 기회가 왔을 때도 보여주었던 그 용서.

 

그 숭고한 모험과 자비로운 사랑, 꺾이지 않는 의지. 비단 아이들에게 읽도록 시킬 것이 아니라 우리 어른들이 더 읽어야 하고 더 배워야 할 책이다. 아이들에겐 나와 다른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프랑스의 똘레랑스), 꿈을 좇는 의지, 양보가 불러오는 미덕을 가르칠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