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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존 스타인벡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08-04-3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존 스타인벡이 창조한 사랑스런 인물들의 유쾌하고 훈훈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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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읽은 '달콤한 목요일'이 이 책 후속작이기에 안 읽고는 배길 수 없었다. 달콤한 목요일이 닥을 둘러싼 로맨스에 가깝다면 이 책은 마을 그 자체를 담았다고 본다. 1940년 대 미국 어느 마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 그 마을 사람들의 삶을 다루었다. 그들의 삶은 삭막해보인다. 살인마가 칼을 휘두르고 다들 총을 쏴대는 그런 정이 없는 삭막함이라기보다 아쉬움이 주는 삭막함이랄까? 남이 뱉어낸 무심한 한 마디에 자살을 택하는 그런 꺼림칙한 아쉬움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이는 곧 당시 시대상을 나타내는 것일 테다. 이렇게 삭막한 이들이라도 생물표본 만들기를 직업으로 삼는 닥에게는 거짐 종교와도 같은 경외심을 품는다. 책속 인물들은 다른 인물에 대해 이야기 할 때 험담을 섞는데 닥에게 만은 떠받드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들이 닥을 기쁘게 하려 이벤트를 준비한다. '삭막한 사람들이 준비하는 이벤트'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눈을 내용에서 책 그 자체로 돌려보면 아쉬움이 많다. 우선 번역과 편집에서 오는 아쉬움이다. 역자가 원문을 너무 존중한 나머지 직역에 가까운 번역을 했고 이는 곧 가독성이 뚝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본다. 읽는 내내 친숙하지 않은 문장들에 버거웠다. 이것은 출판사 편집부에서 잡아 줄 문제인데 물론 박봉에 야간작업하시며 피땀흘려 내신 책이시겠지만 부족하다. 원문이 지나치게 만연체로 가서 읽는 호흡이 가빨라 지는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독신주의자를 독선주의자로 오타 낸 부분도 있다. 크게 봐서 재밌는 이야기를 가지고 한국판으로 옮기다가 그 재미를 잃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