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

저자
김우열 지음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 2008-07-08 출간
카테고리
외국어
책소개
시크릿 번역가 김우열이 시원스럽게 알려주는 번역가 입문 궁금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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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번역가라는 네이버 카페가 있다. 시크릿의 한국판 번역가 김우열이 관리하고 번역가 지망생들이 하나둘 모여 연습, 토론을 거듭하는 공간이다. 하나둘 하던 회원이 어느새 16800명을 넘겼다. 사회에서 번역가에 대한 관심이 커져감을 증명이라도

하듯 점점 커져가는 덩치. 나도 이 카페의 회원이며 한 때 줄기차게 활동하였다. 친분이라고까지 하기는 좀 그렇지만 리플과 방문회수 우수로 직접 김우열씨에게 '번역의 탄생'이란 책을 선물받기도. 한때는 번역가를 꿈꾸었고 지금도 관련계열에서 일하길 바라는 나로서는 너무 늦게 읽는 감이 있지만 늦었다는 생각이 들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도 하지 않던가. 싸구려 자기 합리화는 집어 치우고 책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책의 구성은 크게 이렇다. 질문 하나를 상정하고 이에 저자가 대답하는 식이다. 저자가 이 방식을 택함은 분명 노림수가 있을 터이다. 그리고 그 노림수는 바로 '번역가 지망생들의 고민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 사실 yes24를 기준으로 번역이라는 단어를 검색해보면 약 3000권이 넘는 책들이 걸린다. ㅡ물론 번역과 딱히 관련 없는 책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지만ㅡ 그 책들은 대개 대학 강의와 닮아 있다. 대학 강의 하면 떠오르는 것? 그렇다, 일방성. 교수는 전달하고 학생은 받아 적는다. 물론 최근에는 많이 소통식이 채용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이 방식이 통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등에 난 가려움을 긁어주지 못한다. 번역가란 직업을 갖는데 왕도란 없기 때문이며, 공무원 같이 시험이라는 직접고속도로가 나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공무원 시험 같은 경우 좋은 학원에서 좋은 선생님께 좋은 강의를 듣기만 하면 그리고 스스로 공부하고 시험에 붙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번역가

는 대체 어떻게 해야 할 수 있는걸까? 수수께끼의 공간에 놓인다. 그러니 지망생들은 기존의 번역관련 서적을 읽고 '아니 이런 거 말고 번역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데? 그걸 알려달라고 내가 가려운 부분은 거기가 아니야!' 하게 된다. 이에 베테랑 번역가 김우열이 효자손을 들고 왔다.

 

단점을 딱히 집을 데가 없는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그것은 목적에 충실하다는 것이다. 전문 서적을 집필하는 저자들도 간간히 딴 얘기를 섞는 것을 보면 이 책 저자의 합목적성에 대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도 그럴 만한 것이 저자는 베테랑 번역가다. 매일 같이 글을 다루고 편집자와 공동 작업을 수차례 겪었을 것이며 더군다나 번역이라는, 글을 옳게 만드는 작업의 귀재이다. 어찌보면 일정 궤도에 오른 번역가가 집필한 책은 유명작가의 책만큼이나 신뢰할 수 있다고도 하겠다.

 

내용으로 들어가서도 만족스럽다. 무언가를 설명함에 있어서 예시를 드는 것은 효율 높은 방법이다. 가끔 여느 저자들은 이 예시에 무리수를 던진다. 정보를 전달하는 책임에도 이솝우화식 예시를 던지는 등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게 없다. 모든 면에서 군더더기가 없고 깔끔하다. 훌륭한 다이어트는 비단 몸무게만 줄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근육이 잡힌 몸을 의미한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깔끔하게 다이어트 되어있고 정보는 정보대로 살아 있다. 그래도 딱히 놀랍지 않은 건, 번역가 김우열이 지은 책이니까. 컨텐츠, 디자인, 합목적성 두루 갖춘 책이다. 그래도 꼭 딴죽을 걸어야 직성이 풀리시는 분들을 위해 단점 한 가지! 내용중에 중요하기에 하일라이트를 준 글귀의 색깔을 연한 녹색으로 처리했다는 점. 잘 안 보인다. 하일라이트가 본문보다 더 잘 안 보이는 색이라니 이런 낭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