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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1.02 2009.11.20/무중력증후군, 윤고은, 한겨레출판
글
일탈을 꿈꾸는 자들에게.
어느 날 달이 하나 더 뜬다. 이것만 해도 충격이고 놀람이다. 달이 두개라니! 영어권에서는 유일한 무언가에 the를 쓰는데 이제 달에 the를 붙일 수 없게 되는 상황. 게다가 이 달이란 놈이 자꾸 새끼를 친다. 지구인들 사이에 우주가 의도한 현상이다, 중력을 무시하자, 거부하자하는 종교비스무리한 움직임이 꿈틀거리고(이부분에선 좀 약하지 않았나 싶다. 달이 여러개 뜨는 것과 무중력과 무슨 상관이람? 달은 지구보다 중력이 1/6밖에 안되니까? 겨우 그걸 단서로 단체가 일어난다고 보기는 좀 비약이 심하다) 사람들은 변하기 시작한다. 세상이 변하기 시작한다.
책이 나타내고자 하는 것을 콕 집자면 '냄비가 식은 뒤에 오는 것들' 정도라 하고 싶다. 몇 안 되던 무중력주의자들이 달이 새끼치는 것이 마치 자기네 이론을(혹은 교론을) 정당하게 만든다고 여기고, 이 때다 싶은 언론은 이 개념을 연신 퍼트린다. 펄펄 끓어오르는 냄비처럼. 금새 세상은 어제와 다른 오늘, 무중력을 향한 절대적 찬양으로 바뀌어간다. 하지만 냄비는 금방 식어야 냄비근성에 맞아 떨어지지 않겠는가? 역시 이 무중력 냄비도 곧 식어버리고 사람들은 식어버린 된장국 속 텁텁한 두부처럼 변해간다.
작풍과 출판사간의 연결고리를 파악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퓰리처라는 별명을 가진 여자를 거쳐 나타낸 언론의 힘, 거대 언론사가 삐뚤어지면 어떻게 되는지, 그 선동효과, 한겨레에서 좋아할만 하고 상줄만 한 내용이라 생각. 생각지도 못했던 일탈이 쏟아지는 책이다. 그리고 이 일탈을 눈에 맺히듯 잘 풀어냈다. 일탈 하나 하나가 다 무릎치며 웃을 만큼 재밌기도 하고. 한 마디로 일탈 블랙코미디와 허탈의 조합. 덕분에 아, 이 책 영화로 나오면 꼭 보고 싶다란 생각을 품었다. 영화로 나와서 건물에서 픽픽 추락하는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 사표를 내던지고 문워크로 유유히 빠져나가는 과장을 꼭 꼭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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