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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1.03 2011.4.7/카스테라, 박민규,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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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 수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으로 유명한 박민규. 근데 책을 저자의 유명세로 읽나? 분명 그런 사람도 있지만 나는 아니어서 이번에 처음 들어본 박민규. 형, 아저씨, 아무튼 박민규 씨. 이 사람 피곤한 사람이다.
가장 혼란스러운 점은 도대체가 현실과 환상의 구분이 없다. 그래서 책을 빌려준 김모양이 "아니라구요!"를 연발해도 난 죽어라고 "이건 판타지잖아."하고 되연발을 했다. 종잡을 수 없다. 냉장고 속에 중국이 들어가지를 않나, 오리배가 날지 않나, 헐크 호건에게 헤드락을 걸려 공중부양을 하지 않나. 그럼에도 요 요상한 이야기는 빨판상어의 빨판같은 흡입력을 자랑한다. 왜인지는 모른다. 그게 문제다. 적어도 나는 감성보단 이성을 믿고 사는 사람인데 이 해괴망측함에 끌리다니.
굳이 말하자면 특이한 문체를 들 수 있다. 내용도 종잡을 수 없지만 문체 또한 그렇다. 문단의 나눔 기준이 무작위이다. 막 이야기를 늘어 놓다가 ㅡ심지어는 문장도 채 마치지 않은 채ㅡ뚝 두 줄 끊어버리고 새로 이어나가는 문장. 고지식한 글쓰기 강사들은 겨울날 원숭이들이 목욕하러 가는 일본 노천 온천처럼 부글부글 속이 끓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그런 현실에서 환상으로, 또 그 현실에서 왜 하필 그 환상으로 이어지는 가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냥 무작위로 보이기까지 한다. 정말 책 마지막 부분의 서평이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이몸이 백골진토될 때까지 이해하지 못 했으리라. 실로 짜증나리만큼 참신하고, 그동안의 출판 경향으로 비추어 문학동네에서 박민규를 잡은 것 또한 신선하고, 이해하고 나면ㅡ물론 서평의 도움을 받아서ㅡ 그 깊이에 또한 놀라고, 박민규가 가진 마인드 맵의 넓이에 놀랐으니 그냥 놀라운 책이라 정의하고 끝내련다. 더 파고들려면 피곤해질 거 같다.
당부하는데 꼭 다읽고 서평까지 읽으시길. 물론 작가는 그냥 카스테라 한 조각 주듯 가볍게 독자에게 선물한 책이지만 또 그게 그런 게 아니잖습니까? 에이 기왕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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