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모든 음식은 어디에서 오는가

저자
게리 폴 나브한 지음
출판사
아카이브 | 2010-11-08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씨앗을 찾아 나선 바빌로프의 숭고한 이야기생태학자이자 민속식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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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련의 위대한 식량학자 바빌로프, 그의 발자취를 게리 폴 나브한이 따라가 봤다. 세계는 꾸준한 산업화로 식량의 부를 누리고 있다. 되려 많은 사람들이 과잉섭취로 각종 성인병에 걸리는 등 부작용까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아직 굶주림에 울부짖는 사람들은 세계를 통틀어 8억 명이 넘는다.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원인은 쉽게 유추할 수 있듯이 일부 자본제국주의 나라들의 식량독점에 있다. 한데 시대를 앞서간 바빌로프는 종자다양성 보존이야말로 식량난을 타개할 방법이라며 새로운 접근방식을 떠올린다.

 

책이름과도 같이 바빌로프는 이 세상의 모든 곡물이 어디에서 출발하였는지 찾아내려 전세계를 탐험한다. 그 중에 특히나 다양한 종이 자라나는 곳을 다양성 중심지로 지정하고 이 지역의 종자다양성을 보호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인 게리 폴 나브한은 바빌로프의 발자취를 따라 다양성 중심지를 돌며 각 중심지에서 바빌로프가 탐사했던 시대와 현재 자신이 탐사한 모습을 비교하는 등 그의 업적을 재발견하며 기린다.

 

종자다양성이 왜 식량난의 해답인가. 책에도 군데군데 잘 나와있지만 현대 미국의 대농장 같이 한종을 대규모 면적에 재배하면 병해에 취약하다. 해당 병해가 휩쓸고 간 해는 극심한 흉작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반면 종자가 다양하면 병해에 당하는 작물도 있는 반면 그 병해를 입지 않는 작물도 댜량 있기 때문에 병해가 휩쓸고 가도 타격이 크지 않다. 또한 병해에 강한 종과 그렇지 않은 종을 수분하여 더 강한 작물을 강제 유전자 변이(GM)없이 건강하게 키울 수도 있다. 선견지명으로 이를 간파한 바빌로프는 조국 구소련과 나아가 세계의 기아를 막으려 애썼던 것이다.

 

불행히도 바빌로프는 냉전체제에서 탐사를 계속했다. 당시 구소련은 독제공산주의자 스탈린에 지배받던 사회라 공동농장의 단일작물재배를 강요했다. 때문에 바빌로프는 배척의 대상이었고 결국엔 형무소에서 음식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굶어죽어가는, 식량학자로서 최악의 임종을 맞는다.

 

자기가 탐사했던 시절 뿐 아니라 사후 식량 아이러니에 놓인 현대사회에도 경종을 울리는 바빌로프. 식량주권과 식량안보라는 개념이 정설이 된 지금 바빌로프의 발걸음에 우린 다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