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시오페아 공주

저자
이재익 지음
출판사
황소북스 | 2010-09-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두시탈출 컬투쇼의 이재익 PD가 들려주는 환상적인 이야기!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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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판타지가 주는 충격

방송국 프로듀서이자 소설가인 이재익이 다섯 가지 단편을 한 권으로 엮어 냈다. 장르를 경계짓기가 매우 어려운 단편들인데 다섯 이야기를 모두 관통하는 코드는 바로 현실 같은 판타지이다. 물론 첫 번째 단편이자 서명으로 나온 카시오페아 공주에서는 대놓고 외계인이라는 주제를 다뤘으니 역시 대놓고 판타지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정작 스토리로 들어가면 딱히 판타지스러운 짓은 하지 않는다는 점(물론 사람 맘을 읽기는 한다), 주로 외계인이 사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이 사는 이야기로 이끌어 가는 점에서 현실 같은 판타지이다. 그 외 나머지 네 단편은 인기 있는 소설의 가장 큰 조건. 바로 '있을 법한 이야기'를 '있을 법한 판타지'로, 다시 말해 생활 속의 판타지를 보여준다. 때로는 호러판타지로 때로는 상큼판타지로 독자를 들었다놨다 하는 책이다.

그러다 보니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몰입도이다. 몰입도를 높이는 데는 구성진 짜임을 들 수 있고 다음으로 확실한 공감각을 동원하여 글로 인해 시각에 자극을 주는 방법이 있다. 물론 디테일한 장면 묘사로 두 번째 조건을 채우는 듯한 이 책이지만, 그런 세부 묘사보다는 커다란 플롯 자체에서 생활속의 소소한 판타지를 다룬 점이 더 몰입도를 높인다. 독자들이 바라는 작은 환상, 소설 속의 주인공이 되어 느끼고픈 그 상황과 감정들. 그런 것들을 너무 동떨어진, 배경부터 전부 별나라인 판타지가 아닌 우리가 사는 아파트와 커피숍과 낙지집으로 설정하여 친밀도를 높인다. 그리고 그 친밀한 공간에 지나친 자극도 아닌 그렇다고 맹맹한 것도 아닌 적당하고 소소한 판타지를 덧씌운다. 몰입도는 천정을 모르고 뛰어오른다.

아쉬운 점은 서명이자 동명 단편인 카시오페아 공주의 플롯이 너무 뻔한 점을 들고 싶다. 다른 네 작품에서는 과연 누굴까? 과연 어떻게 된 것일까? 이 사람의 과거는 무엇일까? 같은 궁금증을 클라이막스까지 끌고 갔는데 이상하게도 카시오페아 공주는 너무 앞이 뻔히 보였다. 끝까지 다 읽었기에 망정이지 카시오페아까지만 읽고는 흥미가 뚝 떨어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