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비늘

저자
이외수 지음
출판사
해냄출판사 | 2005-06-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문단데뷔 30년 동안 출간하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려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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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무엇을 위해 사는가? 물을 때마다 변하는 답에 스스로도 놀라곤 한다. 때론 가차 없이 솔직해져서 물질을 위해, 때로는 이상을 위해. 결국 행복하기 위해 물질을 추구하고 행복하기 위해 이상을 좇는다. 하지만 이 행복을 찾는 답시고 너무 많은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가? 물질과 이상에 우리 마음대로 이름을 짓고 때로는 원판과 다른 의미를 붙여넣기까지. 원판대로에서 오는 행복이 아닌 인조도구로 가공해 얻은 행복. 과연 참 행복일까 싶어지는 것이다.

 

살며 너무 많은 잣대를 들이 대는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 물줄기를 타고 마지막까지 올라가면 선과 악을 가르는 거대한 잣대가 있을 테다. 선을 위한 악행은 선일까 악일까? 홍길동 같은 의적은 도적인가 의인인가? 마찬가지로 주인공 동명이는 소매치기일까? 의인일까?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잣대를 없애고 눈에 보이는 것이 가진 나름의 아름다움 그대로를 즐기며 사는 행복한 삶. 그렇게 살다보면 언젠가 나에게도 안개를 헤엄치는 금선어가 나타나 줄지도 모를 일이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겠다. 이 글은 동명이가 이끌어가는 1인칭 시점 글이며 회고라기 보다는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일을 적어내려간 글이라고 본다. 그리고 마지막에 동명이가 가장 나이가 많은 시절이 15살 정도로 나온다. 하지만 15살 소년과는 어울리지 않는 노인같으며 복잡한 말투는 어울리지 않는다. 차라리 깨달음을 얻고 그런 어휘를 구사할 나이에 들어선 동명이가 회상하는 형식을 띄었더라면 이런 점을 다 뒤덥고도 남았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