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저자
장 지글러 지음
출판사
갈라파고스 | 2007-03-12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전 세계 기아의 실태와 배후 요인들을 대화형식으로 알기 쉽게 소...
가격비교

배고픔이란 얼마나 서러운 이미지인지, 허기는 레미제라블에서 장 발장이 그러했던 것처럼 선인을 악인으로 바꾸기도 한다. 우리가 다이어트를 위해 일부러 느끼는 배고픔 허나 그것과는 그 근본부터 달리하는 기아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전 세계에서는 5초마다 기아로 인해 유아가 한 명씩 죽어가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로 풍요의 시대를 누리고 있는 우리, 하지만 왜 지구 한 구석에서는 먹지 못해 죽어가는 사람이 수두룩한 이 모순을 극복하지 못 하는 것일까? 그 물음에 대한 답이 이 책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은 기아를 두 종류로 나눈다. 하나는 자연 재해에 따른 기아, 또 하나는 인간이 초래한 기아다. 그렇지 않아도 농사짓기에는 척박한 자연 환경을 물려 받은 이들에게 자연 재해란 그야말로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다. 누굴 탓할 수도 없다. 다른 인간에 의한 도움이 아니고서야 그 배고픔을 극복할 수가 없다. 이런 면에서 작가는 구호활동에 중점을 두고 썰을 푼다. 또한 우리가 생각하는 막연한 구호활동, 기부금을 많이 내면 되겠지 하는 생각들의 헛점을 파고들고, 구호활동도 올바른 체계와 연구 그리고 적절한 방법론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현장인으로서만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또다른 기아, 바로 인간이 초래한 기아는 더욱 심각하다. 자기 이익을 위해 전 세계의 곡물을 매수하고 제멋대로 가격을 조정하는 글로벌 기업들, 권력을 잡기 위해 기아에 허덕이는 반대 세력에 닿아야할 구조의 손길을 끊어버리는 무장 단체들, 이런 제 주머니 채우기에 급급한 소수의 악인 때문에 전 인류 6분의 1 이상이 굶주려야 하다니 뒤틀려도 너무 뒤틀렸다.

 

책은 초중반까지 저자와 저자의 자식이 대화를 하듯 흐른다. 여기서 자식의 물음들, 너무도 당연한 물음들, 기아는 없어야 정상이 아니냐는 식의 당연한 물음들이 현실이 아님에 부딪쳐 더더욱 가슴아프게 다가온다. 우리는 이 아이들의 당연한 것이 왜 당연하지 않냐고 물어오는 물음에 어떻게 대답해야만 할까? 아이들도 다 아는 뻔한 사실 하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는 사실. 우리는 세상을 너무 방기한 것이 아닐까? 세상을 방기한 나를 다잡도록 도와주는 그리고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어 도저히 외면할 수 없게 만드는 힘이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