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타이거

저자
아라빈드 아디가 지음
출판사
베가북스 | 2009-03-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세계 최고의 권위와 명성, 2008년도 부커상 수상작!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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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탈만한 책

우선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번에 주인공이 인도를 방문하는 중국 총리에게 뱉어내는 독백이자 편지글이다. 더군다나 번역서임에도 얼마나 '친서민적'인 말투인지 읽는대로 머리로 쏙쏙 들어오는 게 보물을 발견한 기분이다. 의심가던 인터넷 강의를 결제했는데 재수좋게도 쏙쏙 쪽집게 강사를 만난 그런 느낌이다.

화이트 타이거

화이트 타이거란 흔치 않은, 그러니까 오리무리 중에서 홀로 튀는 백조같은 가치를 지닌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무대인 인도라는 정글 속에서 ㅡ다른 사람들은 닭장에 갇혀서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 정글 속에서ㅡ 주인공은 홀로, 말하자면 계급 상승을 이뤄낸 화이트 타이거이다.

우리 삶에 남은 신카스트제도

사실 그렇다. 세상에 있는 어느 자유민주주의나라라도 결국 계급이 다 있는 법이다. 그리고 그 구분은 돈. 부자와 빈곤층 간에 있는 틈은 한 세대에선 쉽사리 뛰어 넘을 수 없을 만큼 크다. 이 틈을 죽을 각오로 뛰어넘은 사람만이 부자의 자유를 누린다. 주인공은 자기 주인을 죽임으로해서 이것을 얻었다. 주인공 어머니가 죽기 전에 하던 말처럼 정말 화이트 타이거의 '씨'가 있던 사람이다.

블랙 코미디

책은 매우 코믹한데 평을 너무 묵직하게 쓴 게 맘에 걸린다. 이 책은 아주 재밌습니다! 묵직하게 쓴 까닭이라고 치면 마냥 웃긴 TV 코미디 프로 같은 웃김은 아니라고 하고 싶다. 등장인물 말투가 아주 서민적인데다 옮긴이가 지나친 욕설도 있는 그대로 번역해준 덕분에 정말 '술술 읽힌다' 싶다. 하지만 이런 코미디 뒷면엔 인도 빈곤층의 말도 못하는 삶이 보인다. 승진하려 손바닥 비비는 짓이 옆에서 맞장구 쳐주거나 커피를 타오거나 기껏 그게 다인 우리완 다르다. 제 3세계 사람들은 아직도 주인을 모시는 '종'이란 개념 속에(책에서 말하자면 닭장 속에)살고 있다. 게다가 문제는 다들 이 닭장을 부수려 하지도 않는다. 이런 답답한 상황을 코믹하게 풀어낸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 세상은 이대로 옳은가?를 자문하게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