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과 바다

저자
주경철 지음
출판사
산처럼 | 2009-03-05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바다의 관점에서 근대 세계를 해석하다! 대륙에서 벗어나 바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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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로 보는 근대 역사

 

 근대 유럽 문명이 세계를 한 끈으로 이었다는 건 두말 할 필요 없다. 이 때 쐐기 역할을 한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은 바다에 그 까닭을 두고 펼쳐 나가는 이야기다. 바다를 손에 쥔 이가 세계를 손에 쥔다고 하지 않았던가?

 

 

 왜 바다일까?

 

 당시 이민족과 만날 기회는 바다를 건너는 방법을 제쳐놓고는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민족간에는 서로 부족한 물자가 있게 마련이다. 영국에선 중국 차가 필요했고 중국에선 화폐인 은이 부족해서 수입해와야 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걸 채워주는 구실을 하는 게 바로 바다다. 비행기가 있었으랴? 전화가 있었으랴? 이렇게 계산적인 생각 말고도 유토피아를 찾으려는 추상적인 생각, 기독교를 포교하려는 노력까지 곁들여져 유럽인들은 배에 올라 바다로 향한다.

 

 

 단순 역사 교양서를 뛰어넘는 재미

 

 정설이라 믿어왔던 이야기들을 뒤집는 일화들이 숨쉬는 책이다. 쉽게 만날 수 없던 교양도 넘친다. 한 예로 해적을 들 수 있는데, 우리는 쉽사리 해적이란 절대악이라 생각하기 쉽다. 헌데 이 해적선 안에서는 지금 민주주의와 매우 닮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는 점, 해적선보다 원양어선이 더 독재스럽고 강압스러워 오히려 해적에게 잡히어 그들에게 동참하란 말을 들었을 때 선원들은 더 기뻐했다는 점. 알고들 있으셨나? 또, 일본은 메이지 유신 전까지 약 1200년간 육식을 금지했던 일은 쉬이 듣거나 읽었을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또한 이 육식금지와 해금에는 종교, 정치, 해외교류까지 얽매어 있으니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이야기였다.

 

 

 변함없는 진리 온고지신

 

 역사를 적는다 함은 딱잘라서 객관성을 띄어야 한다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역사를 왜곡하는 일이 얼마나 커다란 죄인지 우리는 일본 교과서 사건을 보며 쉬이 만나게 되니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역사를 말한다 할 때는 주관성이 필요하다. 일어난 사실을 배우는데 그칠 게 아니라 깨달음이 뒤따라야 한다는 말이다. 잘못 알고 있던 역사를 바로 잡고 사실 그대로 배워야 한다. 그 뒤에 그 사실을 가지고 올바른 깨달음을 얻어 새 앞날을 바람직하게 사는 것. 그것이 역사를 배우는 목적임은 두말하면 잔소리일 테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추천한다. 교양 또는 온고지신을 벼리는 서적으로. 다문다문 들어간 글쓴이의 주관성이 드러나는 부분도 읽기 쉽게 만들어준다.

 

 

 책 구조의 장점

 

 글쓴이는 각각 이야기들 사이에 공통분모이자 교차로 겪인 바다를 세웠다. 이는 뿔뿔이 흩어진 이야기들을 묶어주는 끈 역할을 해서 읽는이가 머릿속에 정리하여 넣어놓기 쉽게 만들어 준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하고 싶다. 적어도 내가 고등학생 때 이와 같은 책이 나왔더라면 역사공부가 좀 더 손쉬웠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