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보이

저자
팀 보울러 지음
출판사
| 2007-10-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영국 카네기 메달상 수상작 15세 소녀의 눈에 비친, '만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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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이야기 두덩이가 진행됨으로 미뤄보면 일종의 옴니버스라 할 수 있다. 하나는 할아버
지의 임종이요, 다른 하나는 강과 제스이다. 옴니버스의 백미라 하면 역시 물줄기가 한데로 뭉쳐질 때 오는 쾌락이리라. 작가는 리버보이를 기용해 강과 제스와 할아버지를 부드럽게 묶어냈다. 그런면에서 리버보이는 할아버지의 바람(願)이나 다름없다. 말하자면 바람이라는 무형체가 리버보이로 의인화했다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돌연 제스앞에 나타난 리버보이는 할아버지의 바람을 담아 생전 못 이룬 그의 꿈을 손녀 제스에게 전한다. 그리고 리버보이와 함께 충실히 이뤄내는 제스. 세대를 뛰어넘은 완벽한 순도의 사랑이 전해져와 오케스트라 공연의 클라이막스를 듣는 것과 같은 감동이 가슴 속에서 따듯하게 피어났다.

 

강은 참으로 매력있는 소재이다. 강은 흐르고 흐름은 곧 연결을 의미한다. 물의 흐름, 할아버지에게서 제스에게로 이어지는 바람의 흐름. 그리고 그 강이라 부르는 흐름의 끝엔 항상 드넓은 바다가 기다리고 있다. 그 흐름에 는 변함이 없으나 강에서 바다로 이름이 바뀌듯 할아버지의 삶도 그곳에서 다른 세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그곳에서 리버보이와 제스가 할아버지의 임종을 함께 공유한다.

 

어쩌면 할아버지는 그 과업을 제스에게 맡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도시의 풀장밖에 모르는 제스에게 이 대자연을, 강을 소개해주려 했음이 아니었을까? 때문에 휴가 장소도 이곳으로 고른 것이고. 아니 어쩌면이 아니라 명백히라고 믿고 싶다. 나라면 껌벅죽던 내 할아버지가 그랬고 제스의 할아버지도 다르지 않을 거라, 그렇게 믿고 싶다.

 

이러한 순수문학과 만난지가 얼마나 되었던가. 참으로 오랜만에 만난 순수문학이었다. 그리고 딱히 오랜만이었기 때문만이 아니라 정말 좋은 책이었기에 앞으로도 쭈욱 기억에 남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