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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1.03 2010.3.7/노는 인간, 구경미, 열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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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턱대고 길거리로 나가 '당신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하고 설문조사를 시작하면 그 답이 바다를 이루는 물방울의 개수만큼이나 쏟아져 나오지 않을까 싶다. 가족, 사랑, 돈. 하지만 질문받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같은 물음을 하였을 때는 어떤가? 불쑥 튀어나올 만한 확고한 명사가 하나 있냐는 말이다. 이 소설은 그 의미를 찾아 떠나는 환상이다.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환상임에 무게를 두고 싶다.
각 단편들 속 주인공인 '나'는 끊임없는 회의와 마주친다. A를 만족시켜 풀어보려 하면 B라는 문제가 새로 다가온다. C와 D가 기다리고 있음은 두말할 필요없고. 이렇듯 찾으면 찾을수록 안개속으로 숨어버리고, 단순화하면 할수록 복잡해진다. 때론 인물이 그 회의 때문에 삶의 마지막을 고하기도 해 읽는이에게 허탈감을 넘어선 박탈감을 안긴다.
허나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작가의 의도다. 작가는 과연 허무들만을 보여주기 위해 글을 썼을까? 이 물음의 답과 첫문단에서 환상이라 강조함은 맥락을 같이 한다. 각 단편의 배경은 자칫보면 현실의 판박이로 보일지 모르나 어느새 전개는 정신과 몽상으로 가득찬 인물을 그려낸다. 인물들이 처한 상황이 환상이라는 것은 곧 현실의 반증이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굵다란 역설은 아닐까? 과대해석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겠으나 소설 속 노는 인간들은 현실에서 놀 수 없는 인간들을 떠오르게 하며, 그들이 놀면 놀수록 현실 속 삶은 더 내달리고 있음을 가르키는 게 아닐지 넘겨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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