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노트

저자
요네하라 마리 지음
출판사
마음산책 | 2010-11-1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세상의 프레임을 벗겨 새로운 지식을 저작하고 운용하라!일본 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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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소개하게 되는 요네하라 마리. 작가가 책마다 꼭 언급해두듯 이 여자는 어린 시절 체코 프라하에 있는 모든 수업을 러시아어로 가르치는 학교에서 자란 일본인이다. 자연스레 유추할 수 있듯이 책은 동인종으로 느낀 동양, 동문화로 느낀 서양을 자주 비교 및 대조한다.

전에 읽은 팬티 인문학에서도 그러한 느낌을 받았지만 인문학에 상당히 해박한 여자이다. 인문학의 중흥을 바라마지않는 나조차 '인문학'이라는 단어만 놓고 보면 당장 '하아...'하고 한숨부터 나온다. 그러니 오히려 인문학에 해박하다라고 소개하면 요네하라 마리가 마치 고지식한 사람이다 라는 의미로 오해받을까 걱정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팬티 인문학은 처음부터 조사 비교 고찰따위를 전제로 하는 반면 이 책은 수필이다. 수필답게 경쾌하며 작가의 연구가 아닌 작가의 마음과 생각을 엿볼 수 있고, 그 엿본 결과 요네하라 마리는 재밌는 사람이라는 결론에 닿았다.

 

길어야 3페이지를 넘어가지 않는 작은 이야기들이 80편 실려 있다. 앞에도 언급한 동서양 문화의 비교대조, 사회현상에 대한 깊지만 짧은 고찰 일-러시아어 통역가로서 겪는 에피소드 회상기 등이 꼭꼭 담겨져 있다. 읽을 때는 키득, 풋, 흐흐흐 하며 읽었는데 막상 다 읽고 나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몇 개 안 되는 것이 단점이다. 아무래도 가벼운 수필에 충실하다보니 독자의 가슴에 충격을 줄 만한, 인생관에 경종을 울릴 만한 내용은 피한 것이 눈에 띤다. 이 단점은 장점과 표리일체라고 할 수도 있는데 읽을 때만큼은 정말 푹 빠질 만큼 재밌기 때문이다. 남는 것보다 읽는 행위에 더 중점을 두었다고 할까? 뭐, 수필이 보통 그렇지.

 

번역에서 팬티 인문학을 읽었을 때처럼 좀 덜 다듬어진 부분이 보인다. 이 점은 지체 없이 마이너스의 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