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쳐 쓴 한국근대사

저자
강만길 지음
출판사
창작과비평사 | 2006-07-10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한국근대사 개설서 고쳐 쓴 한국근대사...
가격비교

16세기 당쟁으로부터 시작하여 20세기 초반 신소설까지 한국 근대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책이다. 읽으며 학창시절 반강제로 머리에 쑤셔 넣은 한국사가 새록새록 떠올라 재밌기도.

 하지만 이런 재미도 금방 가실 것이, 한국의 근대사는 너무나도 암울하다. 콧대 높은 쇄국보수 집권층의 끊임없는 방해 공작에 의해 발전해가는 세계 양상에 따라가지 못하고 종국에는 속국이 되는 참상. 책 이름은 한국 근대사이지만 나에겐 조선후기망국사로 밖에 다가오지 않았다. 

 

저자가 서두에서 밝혀두었듯 내용에 저자의 주관이 느껴진다. 보통 역사서라 함은 객관성에 절대 의존해야 함이 통용되는 법칙이지만 올바른 주관이 섞인 역사 해석은 사실을 더욱 사실로 보이게 한다. 그런 면에서 실날한 조선 근대 과오의 집대성인 이 책은 일부 집단의 이기주의는 전체를 망하게 하고 이익을 취한 그 집단도 종국엔 그 망함에 함께 말려버린다는 점을 저자는 건조한 문체로 역설한다. 건조하지만 강한 힘과 분노가 느껴지는 강만길의 썰풀이가 매력이다.

 

다만 400페이지 남짓한 분량에 한 국가의 근대사를 전부 담을 수 있을 리 만무하고 때문에 여러 부분 설명이 필요함에도 다 담지 못한 점이 눈에 띈다. 이런 점은 독자가 직접 관련 정보를 검색할 필요가 있고, 이는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차라리 복수의 권으로 만들고 세세하게 다 담았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물론 출판사와의 계약문제니 뭐니 쉬운 건 아니겠지만 철저히 독자의 스탠스에서 보자면 말이다.

 

한국 근대 역사의 가감없는 까발림. 목차에서 실패, 실패, 실패를 자주 볼 수 있듯이 어엿한 자주 국가로 성장하지 못 한 병든 병아리 같은 조선, 제국주의 열강들에게 마냥 휘둘린 조선후기의 집대성. 근대 역사를 다시 둘러보기 위해 읽은 책이지만 얻은 것은 분노에 가까웠다.